▶ 딸 인턴증명 허위발급 수사 “자연인으로 받아야”
▶ 나경원 “아들 이중국적·원정출산 아니다” 해명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자택에서 검찰 관계자들이 압수수색을 마치고 밖으로 나서고 있다. [연합]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의 여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3일 조 장관의 자택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은 오전 9시쯤 시작돼 11시간 만인 오후 7시55분께 종료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이날 조 장관의 출근 직후 서울 방배동 조 장관 자택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PC 하드디스크 등 전산자료와 각종 서류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8월 말 조 장관 의혹 수사에 착수한 이래 조 장관 부부와 자녀를 상대를 강제수사를 벌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 인사권을 갖고 수사를 총괄 지휘하는 현직 법무장관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도 사상 초유의 일이다.
법조계 안팎에선 이번 압수수색은 조 장관 가족뿐 아니라 조 장관을 직접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검찰이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한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와 딸 조모씨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활동증명서 허위 발급 의혹, 증거인멸방조 등 조 장관 본인의 범죄 혐의에 대해 수사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검찰은 이날 아주대·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과 연세대 대학원, 이화여대 등 조 장관 아들과 딸이 지원한 대학 4곳을 압수수색해 입시전형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조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딸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로 기소된 데 이어 검찰 소환 조사를 앞두고 있다.
이날 압수수색은 조 장관 자녀의 서울대 인턴증명서 허위 발급 의혹이 불거지는 가운데 진행돼 주목된다. 검찰은 조 장관 자택의 PC 하드디스크에서 조 장관 딸과 장영표 단국대 교수 아들 장모씨의 인턴활동증명서 파일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하드디스크는 조 장관 가족의 자산관리인으로 일한 증권사 직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것이다. 장 교수는 고등학생이었던 조 장관 딸이 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되도록 도와줬다.
검찰은 조씨와 장씨가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증명서를 발급받았다는 2009년 센터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한 결과 “조 장관 딸에게 증명서를 발급한 기억이 없다”는 복수의 진술을 확보했다. 당시 센터장인 한인섭 서울대 교수도 검찰에서 비슷한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와 한영외고 동기인 장씨는 최근 검찰에서 “서울대 주최 세미나에 하루 출석했고 조씨가 증명서를 한영외고에 제출했다”면서 인턴십이 사실상 허위였다고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턴증명서 발급에 조 장관이 관여했을 경우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조 장관은 “서울대 인턴 증명서를 제가 만들었다는 보도는 정말 악의적”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 수사 결과 조 장관 일가의 불법 의혹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조 장관과 여권은 “결정적 증거가 없다”는 논리로 버티고 있다. 조 장관은 이날 자택 압수수색이 진행되는 가운데 제1회 법무혁신·검찰개혁 간부회의를 갖고 온라인을 통해 검찰개혁 과제에 대한 국민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조 장관은 또 지난 20일 의정부지검에 이어 25일 대전지검 천안지청을 방문해 검사·직원들과 대화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조 장관은 이날 퇴근길에 자택 압수수색과 관련해 “강제수사를 경험한 국민들의 심정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며 “저와 제 가족에게는 힘든 시간”이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마음을 다잡고 검찰 개혁과 법무부 혁신 등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무리한 압수수색”이라고 비판했으나 자유한국당은 “검찰이 조 장관의 직접적 범죄 행위에 상당히 접근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인은 기소되고 장관 자신도 직접 수사 대상이 됐는데도 법무장관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은 비정상 상황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한 법조인은 “상식과 정의, 법치가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조 장관은 즉각 장관 자리에서 물러나 자연인 신분으로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아들의 출산을 둘러싼 당 안팎의 논란에 대해 “원정출산이 아니냐고 하더니 이제는 이중국적 아니냐고 말하고 있다”면서 “둘 다 아니라고 다시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부산지법 근무 당시 서울에 와서 아이를 낳았다고 수없이 이야기해도 희생양으로 삼아 몰아붙이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내가 출산했다고 주장하는 라치몬트 산후조리원을 찾아보니 2000년에 설립됐는데, 저희 아이가 출생한 해는 1997년”이라며 “명백히 가짜자료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나 원내대표에게 민주당 등이 제기한 ‘원정출산 의혹’을 풀기 위해 아들의 이중국적 여부를 밝히라고 주장했던 홍준표 전 대표는 ‘환영’ 입장을 밝혔다. 홍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중국적이 아니라고 선언한 야당 원내대표의 발언을 환영한다”며 “처음부터 그랬으면 아무런 의혹 없이 대여 공격을 할 수 있었을 것인데 늦었지만 진실을 밝혔으니 다행”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제 원정출산 의혹을 말끔히 씻었으니 지금부터라도 머뭇거리지 말고 자신 있게 밀어붙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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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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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8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한국일보는 본부장이 직접 가짜뉴스를 쓰네요. 한인섭 쎈터장은 분명하게 인턴증명서 소관은 쎈터장 소관이 아니라고 진술 했읍니다. 따라서 쎈터장은 증명서가 누구에게 발급됬는지 알 수 없는 자리라는 것입니다. 독자들은 이해하는데 이런 초등생도 이해할 쉬운 논리를 뉴스본부장이 이해를 못 하네요. 머리가 나쁘거나 가짜뉴스 입니다.
어리석은 중생아 무죄추정이 무슨 뜻이지 알고나 있나? 법무장관직 당연히 수행해야지 말을 쓸데없이 길게 늘어놓나?
이렇게 수사하는건 처음본다 한국정치인 재벌 공무원 이정도 털어서 떳떳할 사람 10명에 한명도 안나올걸
이정도로 자한당 패스트트랙 관련해서 선거법 위반 조사도 해야겠지???!!
기생충이 이성과 상식이 있을리가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