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브로드 ‘시린 네샷 특별전’
▶ 시·사진 매체로 이슬람 여성의 억압실상 고발, 이란 출신 여성…연작 ‘알라의 여인들’로 명성

‘알라의 여인들’(1996)

시린 네샷의 최신 비디오 작품 ‘꿈꾸는 땅’의 스틸 사진.

‘알라의 여인들’
페르시아의 후예인 이란인에게 ‘시’는 곧 정체성이다. 신과 인간이 빚어낸 가장 아름다운 창조물로 여겨 사랑하고 존경을 표한다.
이란의 문학(시)과 사진이라는 매체의 조우로 이슬람 문화권 여성의 인권과 억압에 대한 저항을 토해내는 이란 출신 여성 아티스트 시린 네샷 특별전 ‘Shirin Neshat: I Will Greet the Sun Again’이 더 브로드에서 열리고 있다. 이란의 여류시인 파로흐 파로자드의 시 ‘나는 태양에게 다시 인사하겠다’에서 제목을 딴 이 전시는 30년 가까이 천착하고 있는 시린 네샷의 사진 230여 점과 8개의 몰입형 비디오 설치작을 선보이고 있다.
시린 네샷은 1957년 이란에서 태어났다. 열일곱살이 되던 1970년 이란을 떠나 UC버클리로 유학을 왔고 이후 미국으로 망명해 LA를 거점으로 사진, 영화 작업을 하고 있다.
이슬람 혁명(1978-79), 이란-이라크전(1980-88)을 조국 밖에서 지켜본 시린 네샷은 자신의 정체성에 기반한 사진 연작 ‘알라의 여인들’(Women of Allah)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이란 출신의 망명 중인 아티스트라는 자신의 개인적 체험에 기반한 작품으로 이슬람 문화권의 순교, 망명, 혁명과 사회적 변화라는 주제에 대한 시적, 미학적 명상과 같은 작품이다.
특히 사진 연작에서 베일과 총을 든 여성의 신체 위에 페르시아 언어(현재 이란어)로 텍스트를 썼다. 이란의 저명한 작가들의 시 작품으로 타헤레 샤파자데의 시 ‘불면의 충성’(1980), 파로흐 파로자드의 시 ‘나는 정원이 가엽다’ 등을 접할 수 있다.
비디오 설치작 코너에는 1999년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흑백 비디오 작품으로 브로드 소장품인 ‘황홀’(Rapture)과 연계작 ‘격동’(Turbulent), 2001년 작곡가 필립 글래스와 협업한 작품 ‘패시지’(Passage)가 있다. 그리고 2009년 베니스 국제영화제 감독상인 은사자상을 수상한 장편영화 ‘여자들만의 세상’(Women Without Men)과 신작 다큐멘터리 ‘꿈꾸는 땅’(Land of Dreams)을 처음으로 소개하고 있다.
‘여자들만의 세상’은 이란의 대표적 소설가인 샤누쉬 파시푸르의 소설을 개작한 장편영화로 이슬람 문화권 속에서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사회 변화에 참여하려는 꿈과 열망을 지닌 여성들의 이야기가 시적 영상과 함께 소개된다.
시린 네샷은 베를린 함부르크 반호프, 미니애폴리스 워커 아트센터,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 암스테르담 스테델릭 미술관, 디트로이트 미술관, 몬트리올 현대미술관,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등 유명 뮤지엄과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시린 네샷 특별전은 2020년 2월16일까지 LA다운타운에 위치한 더 브로드(The Broad 221 S. Grand Ave., LA)에서 열린다. 입장료는 일반 20달러, 학생 12달러이며 매주 목요일 오후 5~8시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웹사이트 thebroad.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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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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