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 사회에서 종교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 프린스턴 신학대학 손 디모데 교수
한 해의 마지막 달인 12월. 기독교인들은 크리스마스까지 대림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종교인들이 일으키는 대형 사회 문제들 속에서 우리는 대림을 어떻게 맞아야 하나? 또 현대 사회에서의 종교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프린스턴 신학대학의 손 디모데(사진) 교수를 만나 봤다. 손 교수는 코넬에서 학사, 프린스턴에서 석사, 컬럼비아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프린스턴 신학대학에서 총장 직속 기관인 대외처 처장을 맡고 있다. 대외처에서 하는 일은 무엇인가?
구체적인 활동을 예로 들자면 프린스턴 대학(엄밀히 말하자면 대학원이다.)은 한국의 연세 대학, 그리고 다른 교회들과 공조해 중국인 선교사와 목사, 신학자의 양성을 위해 힘쓰고 있다. 우리 대학 전교생 460명중 10퍼센트에 해당하는 50명 정도를 중국계로 선정해 석사 학위를 받게 하고, 2년의 과정을 끝낸 후에는 연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도록 한다. 여러가지 정치적 이유로 중국 본토인을 데려 오기 힘들어 중국인 디아스포라가 이 과정을 밟고 있다. 이들은 신학과 목회학을 동시에 공부한다. 시일이 걸리겠지만, 중국 선교와 신학적 연구가 점차 자국민이나 세계의 중국 교포들에 의해 이루어 질 것으로 희망한다.
■흔히 현대는 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종교가 무너지고 있다고 하는데, 이를 어떻게 보나?
과학은 신학의 대척점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신학의 동반자다. 과학과 신학의 관점에 대한 진단이 잘못 되어 있어 혼란을 겪는 것이다. 교회는 21세기 신자들에게 19세기식 관점으로 접근하지 말아야 하고, 전통주의적 틀 속에 그들을 가두지 말아야 한다. 또한 지역사회와 동떨어진 목회를 지양해야 한다. 한국 교회들이 해외로 많은 선교활동을 나가는데, 우리의 앞뜰, 뒤뜰을 먼저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 선교라는 이름으로 정당화하지 말고, 주변의 신자들을 먼저 보듬어야 한다고 본다. 과학으로 인한 혼란에 대해서는 더글라스 스로안의 저서
에서 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인사이트와 이매지네이션은 과학의 영역이기도 하지만 우리는 이를 통해 해방과 변모를 이루어 낼 수 있다.
■지역사회와의 연대를 강조했는데, 이를 교수로서 어떻게 실행하고 있나?
나는 교수면서 동시에 목회도 하고 있다. 2015년에 놀우드에 있는 150년 된 장로교회(Presbyterian Church in Norwood, 701 Broadway, Norwood)에 부임해 시무하고 있는데, 본래는 미국 교회였지만 현재는 한국인들을 위한 예배도 개설했다. 우리는 지역 사회의 필요에 따라 10시에는 미국 신자들, 11시 45분에는 한국 신자들을 위한 예배가 있고, 그 사이에는 두 교회 신자들이 함께 모여 친교를 나눈다. 교회에는 이 두 그룹이 서로 도우며 ESL 교실을 운영하고 있고, 지역의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무료 음악 레슨도 운영 중이다. 이밖에 법률상담이나 음식 봉사도 하고, 총기 사고 뉴스가 있을 때에는 시장이나 의원들도 참석해 함께 기도회를 열어 주민들을 신앙 안에서 보듬고 있다. 이는 요즘 신학의 경향인 공공신학(Public Theology)과도 맥이 닿아 있다. 공공 신학에서는 신앙인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회를 떠난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다니던 공동체가 불편하고 편안하지 않았다면 기쁘게 다닐 수 있는 공동체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 이렇게 자기에게 맞는 공동체를 찾았을 때 신앙심도 깊어진다. 교회에서는 무엇보다도 평강이 핵심이다. 우리 교회에서도 처음에는 미국인들이 한국인을 꺼려 했지만, 서로 정직하고 예의 바르게 논의를 하다 보니 이제는 그런 문제가 모두 녹아버렸다. 기도를 하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부부면 부부, 가족이면 가족이 한 가지 바른 목표를 서로 의논해 정하고 이를 위해 열망하고 매진할 필요가 있다. 마찬가지로 청소년들도 소원의 우선 순위를 정해 하루에 한 발이라도 그곳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왜, 무엇을, 어떻게를 물으며 오늘을 살다 보면 자연히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 자기 자신의 확고한 기독교 정신이 먼저 정립되면 흔들리지 않는다.
■앞으로의 사목 방향은?
현재 나는 병환 중의 두 어머니들을 모시고 산다. 때로는 너무 힘들지만, 인생의 어려움이 나를 참 인간으로 만드는 것 같기도 하다. 베이비 부머 시대의 노령화로 이제 교회가 좀 더 노인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사람에 대한 캐어가 목회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한영국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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