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신 속도전에 국민 72% 긍정 평가…초대형 경기부양법도 셋 중 둘 호평
▶ 쇼맨십 기댄 트럼프와 달리 안정감으로 승부…순항 속 재선 의지도 표명
'국정 지지도 59%'.
29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성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하면 상당히 높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도 크게 밀리지 않는 수치다.
'확진·사망자 세계 1위'라는 오명 속에 애초 행정부의 중점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두고 전력 질주한 결과다. 78세 최고령 대통령에게 쏠리던 우려의 시선이 어느 정도 걷혔다고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100일을 앞두고 15일 내놓은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59%였다.
취임 100일을 즈음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39%,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61%였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55%,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49%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꽤 좋은 성적을 거둔 셈이다. 특히 전임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상당한 격차를 벌렸다.
바이든 행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제조 및 배포 관리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응답자 72%가 '잘했다'와 '아주 잘했다'에 손을 들어줬고 '그저 그랬다'가 20%, '못했다'가 7%였다.
민주당 지지자인 응답자 88%가 긍정적으로 답변했는데 공화당 지지자인 응답자 중에서도 긍정적 답변을 한 비율이 55%나 됐다. 정치적 지형이 극심하게 양분된 미국에서 흔치 않은 일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밀어붙여 통과시킨 1조9천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경기부양법에 대해서도 후한 평가가 나왔다. 세 명 중 두 명꼴인 67%가 지지의 뜻을 표명한 것이다.
4월 5∼11일 5천109명의 미국 성인을 상대로 실시된 이 조사의 결과는 '바이든의 100일'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측면이 있다.
취임 초반 코로나19 대응에 집중, 전 국민 접종 시점을 계속 당기며 '백신 속도전'을 벌인 것이 주효했던 셈이다. 공화당이 규모가 너무 크다며 강력히 반대한 경기부양법도 결과적으로 호평을 끌어냈다고 볼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을 뒤집는 조치를 끊임없이 내놓기는 했지만 '미국의 이익을 수호한다'는 기본 기조를 토대로 대중 강경책에 나서면서 일정한 연속성을 확보한 것 역시 높은 국정 지지도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
개인적 쇼맨십에 기대며 매일같이 소용돌이를 일으킨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부통령과 상원 외교위원장을 경험하며 쌓은 정치력 및 소탈한 '이웃집 조' 이미지로 안정감을 준 점 역시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1월 20일 백악관에 입성할 때만 해도 '78세의 최고령 대통령'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대통령 유고 사태까지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취임 전에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권력을 승계하는 경우를 상정한 언론 보도도 왕왕 나왔다.
그러나 국정 지지도에서 보듯 이러한 우려는 취임 100일간 어느 정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5일 있었던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2024년 재선에 도전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바이든호(號)'가 100일간 순항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규제 완화를 기대한 이민자들이 밀려들면서 남부 국경에 대혼란이 빚어졌고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의 수용 상한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가 뭇매 속에 상한선 증가로 돌아서기도 했다.
한인 4명을 포함한 8명이 희생된 애틀랜타 총격 등 많은 인명피해를 내는 총기 사건이 이어지는 것도 부담이다. 바이든과 민주당은 총기 규제 강화를 밀어붙이려 하지만 공화당 등의 반대로 실행까지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2월 말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과 관련해 암살 사건의 핵심으로 지목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제재 대상에서 제외했다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취임 초 '허니문' 기간이 끝나고 국내 정책은 물론 중국과 북한 등 각종 대외 정책에 대한 검토를 마쳐 본격적인 정책 실행의 단계에 접어들면 갈등 국면이 본격화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코로나19의 전개에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바이든호의 앞길에 가로놓인 중대 변수 중 하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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