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여성 배우로서 64년 만의 역대 두 번째 연기상

영화 ‘미나리’의 윤여정 [판씨네마 제공]
영화 데뷔 50년을 맞은 74세의 배우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오스카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봉준호 감독이 한국 영화 100주년이던 2019년에 '기생충'으로 첫 황금종려상(칸영화제)을 품에 안고 이듬해 아카데미 4관왕을 거머쥐며 새로 쓰기 시작한 한국 영화 두 번째 100년의 역사를 작은 체구의 노배우가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윤여정의 여우조연상 수상은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을 휩쓸며 할리우드와 세계 영화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기생충'이 이루지 못한 유일한 성과다.
한국 배우로서 최초이자, '사요나라'(1957)의 우메키 미요시 이후 64년 만에 역대 두 번째로 아카데미 연기상을 받은 아시아 여성 배우라는 기록도 썼다.
또 여우조연상 부문에서 77세에 수상한 '인도로 가는 길'(1984)의 페기 애슈크로프트, 74세에 수상한 '하비'(1950)의 조지핀 헐에 이어 세 번째(만 나이 기준 73세)로 나이가 많은 수상자이기도 하다.
영어가 아닌 대사로 연기상을 받는 건 '두 여인'(1961)의 소피아 로렌, '대부 2'(1974)의 로버트 드 니로, '인생은 아름다워'(1998)의 로베르토 베니니(이상 이탈리아어), '트래픽'(2000)의 베네시오 델 토로(스페인어), '라비앙 로즈'(2007)의 마리옹 코티야르(프랑스어) 등에 이어 여섯 번째다.
윤여정의 수상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이변이다.
한국계 미국인인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영화 '미나리'는 지난해 1월 미국 대표 독립영화제인 선댄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과 관객상을 받으며 꾸준히 호평받아왔다.
1년여 동안 크고 작은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수상 행진을 이어온 가운데, '미나리'가 받은 100여개의 상 중 30여개가 윤여정이 받은 연기상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윤여정은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유력 후보에 이름이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카데미 전초전이라 불리는 골든글로브가 '미나리'를 외국어 영화로 분류하고, 윤여정을 후보에도 올리지 않아 논란이 됐다.
지난달 미국 방송영화비평가협회(BFCA)가 주관하는 크리틱스 초이스에서도 윤여정은 유력한 수상자로 꼽혔지만, 수상이 불발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골든글로브는 '모리타니안'의 조디 포스터에게, 크리틱스 초이스는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의 마리아 바칼로바에게 트로피를 안겼다. '맹크'의 어맨다 사이프리드와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맨도 만만치 않은 경쟁자였다.
이달 들어 미국배우조합상(SAG)과 영국아카데미에서 수상하며 아카데미에서의 우세를 굳혔다.
특히 SAG 소속 배우 상당수가 아카데미 회원과 겹치고, 아카데미 회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직군이 배우이기도 해서 SAG의 수상 결과는 아카데미 결과를 예측하는 중요한 바로미터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사흘 앞둔 지난 22일에는 '필름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즈'에서 트로피를 더했다.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는 영국아카데미를 전후해 윤여정을 미국 아카데미의 가장 유력한 수상 후보로 꼽으며 "영국아카데미 수상자가 오스카에서 수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할리우드의 각종 시상식 결과를 예측하는 골드더비도 일찌감치 윤여정을 수상 가능성 후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이달 들어서는 현지 매체의 각종 예측에서 압도적 우위를 지켜 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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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멋진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