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 선수들 1∼3위 석권, 양희영·유소연은 공동 3위
에리야 쭈타누깐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에서 2년 10개월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쭈타누깐은 9일 태국 촌부리의 시암 컨트리클럽 파타야 올드 코스(파72·6천576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혼다 타일랜드(총상금 160만 달러)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만 9개를 몰아치며 9언더파 63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22언더파 266타의 성적을 낸 쭈타누깐은 21언더파 267타의 아타야 티티쿨(태국)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24만 달러(약 2억6천만원)다.
쭈타누깐은 2018년 7월 스코틀랜드오픈 이후 2019년과 2020년을 우승 없이 보내다가 오랜만에 '우승 갈증'을 해소했다. 투어 통산 11승째다.
특히 쭈타누깐은 2006년 창설된 이 대회에서 최초의 태국인 챔피언에 등극해 기쁨이 더 했다.
3라운드까지 13언더파로 9위였던 쭈타누깐은 이날 버디 9개의 맹타를 휘둘렀다.
17번 홀(파4)까지 티티쿨에게 1타 뒤진 2위였으나 18번 홀(파5) 버디를 잡았고, 비슷한 시간에 티티쿨이 17번 홀 보기로 엇갈리며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티티쿨이 18번 홀 티샷을 친 뒤 낙뢰 위험으로 경기가 1시간 정도 중단됐고, 이후 재개된 경기에서 티티쿨이 18번 홀 약 2m 버디 퍼트를 살짝 오른쪽으로 보내며 쭈타누깐의 우승이 확정됐다.
쭈타누깐은 8년 전인 2013년 이 대회에서 믿기 어려운 역전패를 당한 악몽을 떨쳐버리게 됐다.
당시 18세 신예였던 쭈타누깐은 마지막 날 12번 홀에서 홀인원을 잡는 등 17번 홀까지 2타 차 선두를 달렸다.
그러나 마지막 18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이 벙커에 빠져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했고, 그린 뒤 러프에서 시도한 파 퍼트가 그린 위로 올라가지 못하는 등 그 홀에서만 3타를 잃고 우승컵을 박인비(33)에게 내줘야 했다.
동생의 우승을 축하해주기 위해 생수병을 품에 안고 기다리다가 어이없는 역전패에 동생을 끌어안고 눈물을 닦아주던 언니 모리야 쭈타누깐의 모습이 아직도 국내 골프 팬들의 기억에 생생하다.
이날 쭈타누깐은 태국에서 열린 대회 우승, 8년 전 악몽을 이겨낸 우승 등에 대한 감정이 북받쳤는지 우승이 확정된 순간 눈물을 참지 못했다.
2015년과 2017년, 2019년 등 최근 홀수 해마다 이 대회에서 우승한 양희영(32)은 초반 7개 홀에서 버디 6개를 몰아치며 선두 추격에 나섰으나 최종 합계 20언더파 268타로 유소연(31) 등과 함께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
1∼3라운드 내내 선두를 달린 올해 ANA 인스피레이션 우승자 패티 타와타나낏(태국)은 이날 2타를 줄이는 데 그쳐 20언더파 268타, 공동 3위로 순위가 밀렸다.
태국 선수들은 그간 이 대회에서 우승을 못하다가 올해 1, 2위와 공동 3위까지 상위권을 휩쓸며 LPGA 투어 신흥 강국다운 면모를 보였다.
지난주 싱가포르에서 열린 LPGA 투어 HSBC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효주(26)는 5언더파 283타, 공동 49위에 올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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