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 100달러 미만 가정서 고지서 300달러 넘기도
▶ 도매가 폭등·수요증가 겹쳐 한국 등서도‘글로벌 충격’

천연가스 도매가 폭등과 수요 급증으로 가정용 가스비가 올들어 크게 치솟아 한인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남가주 개스컴퍼니의 천연가스 공급 시설 모습. [로이터]
LA 한인타운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주부 박모씨는 이번 달 가스비 청구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작년까지만 해도 히터를 많이 돌리는 겨울에도 한달 가스비가 100달러 미만이었는데, 올 1월 가스비 청구서에는 200달러가 훌쩍 넘게 나와 2배 이상 늘어났기 때문이다.
박씨는 “가스비 청구서를 보니 전에 미납한 가스비가 청구된 것인지 잠시 착각이 들 정도로 너무 올랐다”며 “다른 집에 전화를 해 가스비 청구서 내역을 물어 보니 그쪽도 난리가 났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모든 물가가 올라 가급적 가스 사용을 자제해 왔다는 박씨는 “지난 주부터 기온이 떨어지면서 추위가 찾아 왔는데 가스비가 이렇게 오르면 맘대로 히터를 틀기도 주저된다”고 한탄했다.
LA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또 다른 한인 최모씨는 “LA에 살면서 이렇게 오른 가스비 청구서를 받은 것은 처음”이라며 “올라도 너무 올랐다”고 푸념했다.
남가주에 겨울 추위가 찾아온 가운데 이처럼 가스비 급등으로 난방비 폭탄을 맞은 한인 가구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계란 등 식품 물가를 비롯해 생활 물가가 모두 올라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스비 폭탄까지 더해지면서 한인들의 가계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번 달 초 남가주에 천연가스를 공급하고 있는 남가주 개스컴퍼니(SoCalGas)는 이번 달 천연가스 사용 요금이 1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인상될 것이라는 경고성 서한을 2,180만 고객에게 보낸 바 있는데, 한인 박씨의 사례처럼 실제로 한인 가정에서 받아든 가스비 청구서가 예년에 비해 2배가량 올랐고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개스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겨울 최고 요금이었던 65달러가 올해엔 16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무려 146%나 급등한 수치다. 지난해 130달러 청구서를 받은 한인 가구인 경우 이번 달엔 314달러를 넘어선 요금이 부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야말로 폭탄급이다.
개스컴퍼니는 가스 사용 요금이 이처럼 급등하게 된 원인으로 천연가스 도매가격 상승을 꼽고 있다. 천연가스 도매가격은 지난해 12월에 비해 2.5배 상승했고 작년 1월에 비해 300%나 급등했다는 게 개스컴퍼니의 설명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겨울철 이상 한파로 난방 수요가 급증하면서 천연가스 공급이 부족해진 탓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연방 에너지정보국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와 워싱턴주 등 서부 지역의 주택 및 소비자 부문에서 작년 12월 첫 3주 동안 천연가스 소비가 23%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가스비 사태는 미국 뿐 아니라 글로벌한 현상이다. 한국도 가스비를 포함한 난방비 폭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설 연휴 끝자락부터 한국 전역에 올 겨울 최강 한파가 닥치면서 도시가스 요금, 열 요금 인상 등으로 난방비 폭탄을 맞았다는 가구가 속출하고 있다.
25일 한국도시가스협회에 따르면 이달 서울 도시가스 소매요금은 1메가줄(MJ·가스 사용 열량 단위)당 19.69원으로, 전년 동기(14.22원) 대비 38.4% 올랐다. 도시가스가 아닌 지역난방으로 난방을 하는 열 요금도 올라 지난해 한 해 인상률만 37.8%에 달했다.
난방비 청구서를 받아든 한국민들은 기록적인 한파에도 난방을 자유로 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고물가에 생활비 부담이 커진데다 난방비 걱정까지 더해져 난방을 줄이는 대신 방한용품을 구입해 버텨내는 가구들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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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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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이한것. 개스비폭종 가스비 폭종 물가 ㅗ4동 계란이 금값 아이고야 너 뭐하는놈인냐? 푸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