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대 들어 캘리포니아를 떠난 사람이 72만5,000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집값과 비싼 세금 등 경제적 고난과 홈리스 문제 등 안전이 가주 탈출의 주요한 이유로 작용한 것이다. 다만 떠난 사람들은 삶의 만족도도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LA 데일리뉴스는 2020년 이후 가주를 떠나 다른 49개주로 주거지를 옮긴 사람이 약 72만5,000명이라고 4일 보도했다. 연방 정부 인구조사에 따르면 2020년대 들어 가주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데 4년 전 4,000만명 아래로 추락한 후 지난해 7월 기준으로는 3,903만명 수준으로 3,900만명선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는 지난해 미국 전체 인구가 3억3,328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0.4%(124만명) 증가한 것과 상반되는 결과다.

가주 인구 감소의 주 원인은 유출 인구가 많기 때문이다. 2020년대 들어서는 매년 수십만명이 타주로 나가는 상황인데 들어오는 사람들의 숫자는 이보다 적은 상황이다. 연방 통계국에 따르면 2020년대 들어 가주로 신규 유입된 주민은 33만명 수준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출생과 사망관련 통계를 제외하고 인구 유출입만으로 전체 인구가 40만명에 가까운 인구 감소가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탈출의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인 어려움이다. 특히 코노라 팬데믹 기간 급등한 주거비가 주민들로 하여금 타주로 시선을 돌리게 만들었다. 가주부동산협회(CAR)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의 주택 중간가격은 팬데믹 기간 지역별로 차이가 나지만 적게는 30%, 많게는 50% 급등했다. 특히 렌트비 상승률이 더 심해 중위 소득 이하의 집이 없는 사람들의 경제적 손실은 매우 심각해졌다.

이와 관련해 하버드 팔머 가주재정국 디렉터는 “가주 인구 감소의 주요인은 주택 가격”이라며 “이는 앞으로도 우리의 지속적인 도전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홈리스 급증과 범죄, 교통난과 소음 등 각종 사회 문제도 가주 주민들의 타주 이전에 요인이 됐다. 특히 이와 관련해서는 주정부와 LA 시당국 등 지역 정부가 노력하고 있지만 좀처럼 해결되지 않아 더 큰 문제다.

특히 지역 정부가 이와 같은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예산이 필요한데 주민 숫자가 줄어들면서 세수가 감소하는 악순환이 발생 중이다. 실제 연방 국세청(IRS)에 따르면 가주는 2020년과 2021년 납세자 감소로 약 470억달러의 세수 감소가 발생했다. 세금을 납부하는 등 경제적으로 기여하는 주민들이 타주로 떠나면서 주정부와 지방정부들의 재정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다만 가주를 떠난 주민들이 새로운 장소에 정착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IRS 이주데이터에 따르면 가주를 떠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주한 곳은 텍사스와 아이다호, 플로리다 순이었는데 해당 지역 역시 큰폭의 집값 급등 문제에 노출돼 있다. 실제 평생을 가주 버뱅크에서 살다 아이다호 보이시로 이주한 데비 히그비 씨는 데일리뉴스와 인터뷰에서 “지금 여기서도 상황은 완벽하지 않고 모두 좋고 나쁨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아이다호의 경우 대부분 도시의 주택 중간 가격이 50만달러 아래로 가주 대도시의 50% 이하라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가주에 직장을 두고 재택근무로 높은 소득을 받으면서 타주에서 사는 것이 대안이라는 설명도 나온다. 특히 이 경우 소득세도 캘리포니아보다 낮은 세율로 납부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득이 된다는 것이다.

IRS 자료를 토대로 데일리뉴스가 조사한 소득 대비 세금 부담률은 가주가 평균 소득의 9.2%로 전체 주 가운데 가장 높다. 이와 대비해 가주 주민들이 주로 이사간 텍사스(8.2%), 아이다호(7.9%), 플로리다(6.7%)는 소득세 부담 비율이 낮은 편이다.

많은 가주 주민들이 대부분 세금 부담이 높은 주에서 낮은 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였다. 현재 알래스카, 네바다, 워싱턴, 플로리다, 텍사스, 사우스 다코타, 테네시, 와이오밍 등 8개 주는 주 소득세(state income tax)가 아예 없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