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론 악화’ 부담에 공천유지 결정 하루 만에 뒤집어…네 번째 공천 취소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14일 여의도 당사에서 공관위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4.3.14
5·18 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대구 중·남구 도태우 후보를 안고 가려던 국민의힘이 14일(이하 한국시간) 심야에 결국 공천 취소를 결정했다.
도 후보가 두 차례 내놓은 사과의 '진정성'을 믿어보겠다며 공천 유지를 결정한 지 하루 만이다.
공천관리위원회의 입장 번복에는 변호사의 '추가 막말' 논란이 결정타가 된 것으로 보인다.
공관위는 이날 입장문에서 "도 후보의 경우 5·18 폄훼 논란으로 두 차례 사과문을 올린 후에도 부적절한 발언이 추가로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관위는 공천자가 국민 정서와 보편적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사회적 물의를 빚은 경우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언행을 한 경우 등에는 후보 자격 박탈을 비롯해 엄정 조치할 것을 천명한 바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는 이날 오전까지 지도부와 공관위가 보인 도 후보 논란 관련 입장과 달라진 부분이다. 공관위는 전날 격론 끝에 내린 도 변호사 공천 유지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다'고 계속 강조해왔다.
도 변호사가 5·18 폄훼 발언에 대해 두 차례 사과문을 썼고, 특히 두 번째 사과문에서 5·18 정신을 존중하고 충실히 이어받겠다고 표방한 점 등으로 볼 때 '진정성'을 믿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이날 "도 후보가 자진사퇴해야 한다"(서울 마포을 함운경 후보), "당은 재재(再再) 논의하고, 후보는 선당후사를 위해 결단하는 것이 정도(正道)이고 국민의 눈높이"(경기 성남 분당갑 안철수 후보) 등 수도권 후보들을 중심으로 비판이 이어졌다.
여기에 오후에는 도 후보의 추가 막말 논란까지 터졌다.
그는 2019년 8월 태극기집회에 참석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문재인의 이런 기이한 행동을 볼 때 죽으면 그만 아닌가 그런 상상을 해보게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뇌물 혐의가 있던 정치인은 죽음으로 영웅이 되고, 그 소속 당은 그로 인해 이익을 봤다"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을 한 것도 밝혀졌다.
이러한 도 후보의 '극언'이 추가로 밝혀지자, 당은 공관위에 재논의를 요청했고, 공관위 내부에서도 도 후보 공천 문제를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공관위는 이날 저녁 다시 회의를 열고 사실상 만장일치로 도 후보 공천 취소를 결정했다. 당장 여론 악화가 부담스러웠을 뿐 아니라, 또 어떤 과거 '막말'이 추가로 밝혀질지 모른다는 우려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국민감정을 건드리는 막말과 극언이 계속 터지면, 아무리 과거 발언이라도 당이 끝까지 감싸주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 공관위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5·18 발언과 마찬가지로 과거 발언이긴 하지만, 너무 많은 발언이 계속 나오고 있다. 그때마다 사과하고 입장을 표명하는 게 사실 선거 국면에서 불가능하다고 봤다"며 "그런 판단 아래 안타깝지만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호남 방문이 예정된 15일 직전 공천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는 점도 공교로운 부분이다. 호남 지역 시민단체들은 도 후보 공천 유지 결정에 강하게 반발해왔다.
국민의힘 공관위가 이번 총선을 앞두고 공천을 취소한 것은 도 후보가 네 번째다.
지난 2일 경기 고양정에서 김현아 후보의 단수 공천을 취소하고 김용태 전 의원을 우선추천했고, 8일에는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박일호 후보 공천을 취소하고 박상웅 전 국민의힘 중앙연수원 부원장을 우선추천했다.
이날은 충북 청주 상당 정우택 후보 공천을 취소하고 서승우 전 대통령실 자치행정비서관을 우선추천했다. 이어 도 후보까지 두 명의 공천을 취소했다.
다만 대구 중·남구는 다른 공천 취소 지역과 달리 대체 후보를 바로 발표하지는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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