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리건서 원정범 체포
▶ 가짜 소방차까지 동원
▶ 언론사 출입증 위조도

퍼시픽 팰리세이즈 산불 지역에서 한 소방관이 피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로이터]
남가주를 덮친 최악의 산불로 27명이 사망하고 1만 6,000채에 달하는 구조물이 전소돼 이로 인한 이재민들과 생업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를 틈타 신분을 위장해 피해 지역을 돌며 도둑질을 일삼는 범죄가 발생하고 있어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절도범들은 소방차를 타고 소방관으로 위장하거나 언론사를 사칭해 봉쇄된 산불 지역에 침입해 범죄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A 카운티 셰리프국(LASD)은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오리건주 출신의 남성 1명과 여성 1명이 팰리세이즈 산불로 봉쇄된 구역에 실제 소방차를 몰고 와 소방관을 사칭하며 침입하려 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밝혔다. 31세 더스틴 넬과 44세 제니퍼 넬로 확인된 용의자들은 18일 LA 경찰국(LAPD) 순찰 차량에 의해 발견됐다. LAPD는 용의자들이 몰고 온 소방차가 캘리포니아에서 운용되는 소방차와 약간 다른 점을 인지하고, 이를 LASD에 전달했다. 이후 LASD는 용의자들의 신분을 조회한 후 체포했다.
LASD에 따르면 체포 당시 용의자들은 소방관들이 화재에 대응할 때 착용하는 방화복을 입고 있었고, 그 안에는 캘리포니아 소방국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또한 실제 소방관들이 사용하는 헬멧과 무전기도 소지하고 있었다. 이들은 경찰에게 자신들을 오리건주 ‘로어링 리버 소방서’ 소속이라고 주장했으나, 조사 결과 오리건주에는 ‘로어링 리버 소방서’라는 기관은 존재하지 않았다. 게다가 이들이 몰고 온 소방차는 경매를 통해 구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용의 남성은 오리건주에서 방화전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들은 체포 하루 전부터 봉쇄 구역에 있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LASD는 용의자들이 소방관으로 가장해 봉쇄 구역에 들어가려 한 이유와 소방관 사칭 혐의 외에 어떤 혐의를 받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런가 하면 언론사를 사칭해 봉쇄 구역에 침입한 사례도 보고됐다.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CHP)는 보도자료를 통해 산불 피해 지역 인근 봉쇄 도로에서 2명의 용의자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LASD에서 발행한 언론 출입증을 이용해 봉쇄 구역을 출입하며 불법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해당 출입증은 위조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CHP는 이를 확인한 뒤 용의자들을 체포했다. 체포 후 실시한 소지품 검사에서는 추가로 위조된 언론 출입증이 발견되었다고 CHP는 전했다. 그러나 CHP는 용의자들의 체포 시점과 신원, 구체적인 혐의 등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한편 LA 지역 대형 산불 사태 이후 치안 문제와 범죄가 잇따르면서 이를 대처하기 위해 연방 및 지방 정부 차원의 법집행 기관들이 산불 관련 범죄 대처 태스크포스를 결성했다. 이 태스크포스에는 연방 검찰, 연방수사국(FBI), 주류·담배·총기 단속국(ATF), 국토안보수사국(HSI) 등 연방 기관은 물론, LA 카운티 검찰, LA 경찰국(LAPD), LA 카운티 셰리프국도 참여하고 있다. 태스크포스는 산불 관련 범죄 정보를 공유하고, 신속한 체포 및 기소를 위해 협력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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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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