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서울병원·펜실베니아대학 공동연구팀
▶ 건보공단 자료 활용 암환자 26만9,943명 분석
암 진단 후 규칙적인 운동을 지속하거나 시작하면 심근경색 등 심장질환이 발생할 위험을 최대 20%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신동욱 삼성서울병원 암환자삶의질연구소 교수는 조인영 암치유센터 교수, 정원영 펜실베니아대 박사, 한경도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교수와 공동 연구를 통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토대로 2010~2016년 암을 진단받은 26만9,943명을 암 진단 전후 규칙적으로 운동한 집단(2만7,186명), 운동을 시작한 집단(4만4,852명), 운동을 중단한 집단(3만649명), 암 진단 전후 모두 운동하지 않은 집단(16만7,256명) 등 네 그룹으로 나눠 비교했다. 규칙적인 운동은 20분 이상의 고강도 운동을 일주일에 3번 또는 30분 이상의 중강도 운동을 일주일에 5번 진행한 경우를 기준으로 삼았다.
분석에 따르면 암을 진단 받고도 종전과 마찬가지로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이 62%로 가장 많았다. 암 진단 후 되레 운동을 그만 둔 사람도 11.4%나 됐다. 10명 중 7명꼴로 암 진단 후 운동을 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연구팀은 암 치료 과정에서 신체기능이 저하되고 피로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해석했다.
연구팀은 암 진단 전후 모두 운동하지 않은 사람을 기준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심장질환인 심근경색과 심부전, 심방세동의 위험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봤다. 그 결과 암 진단 전후 규칙적으로 운동한 집단은 아예 운동하지 않은 집단에 비해 심근경색 위험이 20%, 심부전 위험이 16% 감소했다.
암 진단 후 운동을 새로 시작한 집단은 아예 안 하는 경우보다 심근경색 위험이 11%, 심부전 위험이 13% 줄었다. 암으로 진단되기 전에 일절 운동을 하지 않았더라도 운동을 새로 시작하면 심장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의미다.
암 진단 후 운동을 중단했어도 이전에 규칙적으로 운동했다면 심근경색과 심부전 위험이 각각 20%와 6% 낮았다. 앞서 운동을 열심히 한 덕분에 암 치료 중 잠시 중단했더라도 심장질환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 박사는 “이번 연구는 규칙적인 운동이 암생존자에게 심장질환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암 진단 이후라도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심장질환 위험을 줄이는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관리방법”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많은 암환자들이 체력 및 신체기능 저하, 암 치료 후의 스트레스 외에도 적절한 운동 방법과 양에 대한 정보 부족 등으로 운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운동은 암 치료 전부터 치료 기간은 물론 이후에도 계속돼야 한다. 이를 가이드 할 수 있는 체계적인 프로그램 개발과 제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학회의 국제학술지 ‘심장종양학(JACC: Cardio-Oncology)’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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