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튀르키예 견제 목적… “시리아가 하마스 거점 될까 두려워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로이터]
이스라엘이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이 무너진 시리아에서 튀르키예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을 막으려 미국을 상대로 '시리아 내 러시아 군사기지 유지'를 요구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일 보도했다.
4명의 익명 소식통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지난달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과의 회의, 이스라엘에서 이뤄진 미 의원들과의 회의 등을 통해 이런 의견을 전달했다.
이스라엘이 전달한 의견은 반군이 장악한 시리아를 앞으로도 분권화한 상태로 남겨두자는 것을 골자로 한다.
특히 이스라엘은 러시아가 시리아 타르투스주에 있는 지중해 해군 기지와 라타키아주에 있는 흐메이밈 공군 기지를 그대로 보유하도록 하자고 미국을 설득했다고 한다.
이스라엘 측이 러시아의 시리아 잔류를 긍정적으로 말하는 데 놀란 미국 측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튀르키예가 안보상 낫지 않겠느냐고 묻자, 이스라엘 관계자가 '단호하게' 반대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스라엘은 이런 의견을 백서 형태로도 만들어 미국의 몇몇 고위 관료들에게도 전달했다고 한다.
이스라엘과 튀르키예는 아사드 정권이 붕괴된 시리아에서 영향력을 선점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튀르키예는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쿠르드족 반군을 견제하기 위해 일부 시리아 반군을 지원해 왔으며, 테러단체로 지정한 쿠르드노동자당(PKK) 소탕을 명분으로 시리아에서 직접 군사행동도 벌였다.
시리아에서 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린 이슬람 무장단체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에도 친튀르키예 반군 세력이 가담했다.
반면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가자지구 전쟁에서 팔레스타인과 하마스를 옹호해 온 튀르키예의 영향력이 시리아로 확대되는 것이 달갑지 않다.
국제법상 시리아 영토인 골란고원을 점유하고 있는 이스라엘은 아사드 정권 붕괴 후 혼란을 틈타 경계를 넘어 완충지대까지 병력을 진입시켰고, 이 지역의 완전한 비무장화를 요구하고 있다.
미 싱크탱크 센추리재단의 아론 룬트 연구원은 "이스라엘은 튀르키예의 보호 속에서 시리아가 하마스 등 무장세력의 거점이 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이 내놓은 '시리아 구상'은 일반적으로 거론되던 시나리오와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아사드 정권의 뒷배 역할을 하던 러시아가 시리아 내에서 영향력을 상실하고, 따라서 군사기지 역시 철수할 수밖에 없으리라는 예상이 많았기 때문이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도 러시아 기지 폐쇄를 대가로 시리아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대통령과 달리 가자 전쟁이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 이스라엘과 러시아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가자지구를 휴양지로 개발하자는 '가자 구상' 처럼 예상을 뒤엎는 아이디어를 전격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룬트 연구원은 "시리아는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다"며 그만큼 이스라엘이 영향을 미치기에 유리한 조건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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