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족주의 역사학자 출신 정치신인…극우표 흡수해 결선 뒤집기
▶ “권력독점 허용 안해” 친유럽 정책 계속 저지…우크라 나토 가입 반대

폴란드 대선 우파 야권후보 카롤 나브로츠키[로이터]
1일(현지시간) 치러진 폴란드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민족주의 우파 성향의 야권 후보인 무소속 카롤 나브로츠키(42)가 당선됐다.
AFP,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폴란드 선거관리위원회는 개표 결과 나브로츠키 후보가 50.89%의 득표율로 당선됐다고 2일 밝혔다.
친유럽 자유주의 성향인 집권 여당 시민플랫폼(PO)의 라파우 트샤스코프스키(53) 후보는 49.11%를 얻었다.
이번 대선은 유럽연합(EU)과 관계 개선을 추진해온 여당과, 폴란드의 국익을 우선으로 보는 민족주의 우파 야당 법과정의당(PiS)의 맞대결 양상으로 치러졌다. 나브로츠키는 무소속이지만 PiS의 지지를 받았다.
보수 역사학자인 나브로츠키는 폴란드 헌법이 유럽법에 우선한다며 유럽 난민협정에서도 탈퇴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적극 협력해 안보 불안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등 반유럽·친트럼프 정책을 내걸었다.
그는 지난달 초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국가기도의 날 행사에 찾아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사진을 찍고 이를 선거전에 대대적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13명이 출마한 지난달 1차 투표에서는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없어 득표율 1·2위 트샤스코프스키(31.36%)와 나브로츠키(29.54%)가 1일 결선을 치렀다.
나브로츠키는 극우 성향으로 평가받는 스와보미르 멘트젠(14.81%), 그제고시 브라운(6.34%)의 표를 흡수해 결선에서 역전에 성공했다.
AFP는 이번 투표 결과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 국가의 양극화를 명확히 보여준다고 짚었다. 또 그간 폴란드 정부가 추진해온 진보적 정책 대부분이 중단되고, EU와 폴란드의 관계도 껄끄러워질 수 있다고도 봤다.
폴란드는 의회 다수당 소속 총리가 내각을 꾸리고 정부를 지휘한다. 대통령은 군통수권과 법안거부권, 사면권으로 내각을 견제하고 외교정책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PiS 측 인사로 10년째 재직 중인 안제이 두다 현 대통령은 법안거부권을 무기로 사법·언론 개혁과 낙태권 확대 등 도날트 투스크 총리의 핵심 정책을 저지해 왔다.
투스크 총리는 지난해 2월 PiS 집권 시절 훼손된 법치주의를 되살리겠다고 약속하고 동결된 EU 기금 1천365억 유로(214조원)를 복원했으나 정작 개혁 법안들은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나브로츠키는 "우리는 애국 진영, 불법이민이 없는 정상적이고 안전한 폴란드를 원하는 모든 사람을 단결시켰다"며 "투스크 정부의 권력 독점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나브로츠키는 러시아뿐 아니라 우크라이나·독일을 상대로도 과거사를 연계한 대외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우크라이나 민족주의 세력의 폴란드인 학살 등 과거사가 해결되지 않으면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가입시켜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나치 독일의 침공 역시 금전적 배상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PiS는 EU를 옛 소련 집단농장 '콜호스'에 빗대며 특히 독일이 이익을 챙겨가고 폴란드 주권은 침해하는 조직으로 본다.
폴란드 매체 TVP는 "투스크 정부는 자유주의적 사회정책이나 사법개혁안을 통과시키기가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치적 마비 상태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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