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CC 체포대상 푸틴, 튀르키예·카타르 될 수도
▶ “푸틴, 모스크바 제안에 젤렌스키 즉시 거절”
▶ 연방 비밀경호국은 ‘부다페스트’서 준비 착수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사진)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로이터]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의 최대 분수령이 될 러시아·우크라이나 정상회담 성사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유럽 국가들은 “우리가 회담 개최의 최적지”라며 유치 경쟁에 나섰다.
가장 먼저 떠오른 곳이 헝가리 부다페스트다. 블룸버그 통신은 19일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할 당시 “러·우 정상회담 개최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빅토르 총리는 유럽연합(EU) 내에서 손꼽히는 친러시아 성향의 지도자다. 2023년 전쟁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 영장이 발부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입장에서도 부다페스트는 안전한 선택지다. ICC 회원국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범죄자를 체포, 인도할 의무가 있지만 헝가리는 올 4월 ICC를 탈퇴했다.
반대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겐 탐탁지 않은 장소가 될 수 있다. 1994년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가로 미국과 러시아, 영국으로부터 영토 주권을 인정받은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의 악몽을 떠오르게 하기 때문이다. 이 각서는 2014년과 2022년 러시아의 침공을 막지 못했다.
중립국이자 외교 중심지인 스위스 제네바도 역사적 회담을 수차례 개최한 경험을 부각하며 팔을 걷어붙였다. 아냐치오 카시스 외무장관은 국영방송 SRF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체포되지 않고 스위스로 오는 것은 100% 달성 가능한 목표”라며 푸틴 대통령이 입국하더라도 체포영장을 집행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스위스는 ICC 가입국이지만 지난해 외교적 업무로 스위스를 방문할 경우, 체포 집행 대상에서 면제하기로 규정을 정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스위스를 적극 밀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위치한 오스트리아 빈도 적극적이다. 크리스티안 슈토커 총리는 “우리의 수도(빈)는 회담장으로서 오랜 전통이 있다”며 이곳에서 회담이 열리면 ICC와 접촉해 푸틴 대통령 참석에 아무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물론 양국 정상이 모두 부담을 느끼지 않는 제3의 장소가 채택될 가능성도 있다. NBC 방송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실무회담이 열렸던 튀르키예나 이스라엘·하마스 협상이 이뤄지는 카타르에서 개최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두 국가 모두 ICC 회원국이 아니다
이에 앞서 푸틴 대통령이 지난 18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는 장소로 모스크바를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19일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 내용을 아는 관계자들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젤렌스키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러시아에서 열 수 있다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다른 7명의 유럽 지도자와 백악관에서 회담하던 중 이뤄졌다. 폴리티코에 당시 상황을 전한 관계자는 “모두가 즉시 이를 무시했다”며 “이 제안이 진지하지 않다는 것이 분명했다”고 설명했다.
AFP 통신은 한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의 제안을 전해 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그 자리에서 “아니오”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크렘린이 여러 차례 젤렌스키 대통령을 암살하려 시도했다고 주장해 왔다.
한편 백악관은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 3국 정상회담을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여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헝가리의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모두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에서 부다페스트는 3자회담 개최 후보지로 주목받고 있다.
폴리티코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연방 비밀경호국이 부다페스트를 유력 후보지로 두고 사전 준비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두 명의 관계자들은 “비밀경호국이 여러 장소를 사전 답사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최종 장소는 바뀔 수 있다”면서도 “부다페스트가 백악관의 1순위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3자 회담이 부다페스트에서 열릴 수 있다는 보도에 대해 확인해줄 수 있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가능하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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