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중 정상회담서 ‘고위급 왕래’ 논의…다음달 10일 北당창건일 주목
▶ 시진핑, 2019년 G20 정상회의 ‘미중 대좌’ 일주일 전 방북 전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방문으로 북중 관계가 복원된 가운데 다음 달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중국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북중러 정상이 톈안먼 망루에 함께 올라 '반(反)서방' 이미지를 과시한 데다 북중 정상회담도 성과를 거두면서 일각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방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중국중앙(CC)TV·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서 "북중은 운명을 같이한다"면서 "북한과 고위급 왕래 및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상호 이해와 우의를 심화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김 위원장도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북중 우호는 변할 수 없다"고 화답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양 정상이 "고위급 래왕(왕래)과 전략적 의사소통을 강화해나가는 문제와 관련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양측이 고위급 왕래를 강화하는 데 뜻을 같이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발언은 10월 31일∼11월 1일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치열한 외교전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나와 주목된다. 이 회의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이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달 31일 트럼프 대통령의 APEC 정상회의 참석 여부에 대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시 주석에 대해서도 "참석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정상이 만날 수 있고, 여기서 '북한 카드'를 두고 미중간 신경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달라는 이재명 대통령 요청에 "그것(만남)을 추진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이 김 위원장 방중을 사전에 알고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대화를 요청했다는 게 대통령실 측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 참석 후 판문점 등으로 이동해 김 위원장을 만날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다른 한편에서는 시 주석이 2019년 6월에 이어 북한을 방문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 주석은 2019년 당시 일본 오사카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일주일 앞두고 북한을 방문했으며, G20 때 예정됐던 미중·한중 정상회담 등에 앞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영향력을 부각하려 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당시 시 주석은 1년 사이 김 위원장이 4차례나 중국을 방문한 뒤 답방 형식으로 처음 북한을 방문했다. 친중파 장성택 처형과 북핵 개발로 악화했던 북중 관계가 회복되면서 14년 만에 이뤄진 중국 최고 지도자의 방북이었다.
이번에는 시 주석이 공을 들여온 전승절 80주년 행사 및 중국식 '다자주의' 추진에 김 위원장이 무게를 실어준 상황이다.
그런 만큼 10월 10일 북한 조선노동당 창건 80주년 행사에 중국 고위급 인사가 방문할 가능성이 높고, 시 주석이 직접 답방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영국 매체 가디언에 따르면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의 방중이 성공할 경우 당 창건 80주년 행사에 맞춰 시 주석이 답방할 가능성을 예상한 바 있다.
임 교수는 "김 위원장이 시 주석의 방문을 얻어내는 데 성공하면 정권의 지위가 최고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봤다.
북한이 당 창건 80주년을 앞두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경제 생명줄'인 중국의 지원이 필요하다. 북중 정상회담에서 경제협력이 논의된 만큼 중국 고위급 인사가 '선물 보따리'를 들고 북한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국정원은 "북한이 10월 10일 약 1만명 이상을 동원한 대규모 열병식을 연습하고, 10만여명의 대규모 집단체조도 5년 만에 다시 할 전망"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시 주석은 북중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6년 만에 김 위원장과 다시 만나게 돼 매우 기쁘다"며 "2019년 6월 북한 국빈 방문 당시 어디를 가든 북중의 가족 같이 두터운 분위기를 느꼈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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