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출신 매년 2천명 미국행…비자 장벽에 유출 둔화 전망
▶ 정부, 2030년까지 AI·바이오 인재 2천명 유치 추진

구혁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이 19일(한국시간) 서울 종로구 광화문교보빌딩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3차 과학기술인재 유출방지 및 유치 TF 회의’에서 토론하고 있다. 2025.9.19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이 19일 '전문직 비자'로 불리는 H-1B 비자 수수료를 연간 10만달러(약 1억4천만원)로 대폭 증액하는 등 문턱을 높이면서 고급 인력 유출 방지 및 국내 유치를 위한 정책을 마련 중인 한국에 유리할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H-1B 비자는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 전문 직종을 위한 비자로, 추첨을 통한 연간 발급 건수가 8만5천건으로 제한돼 있다. 기본 3년 체류가 허용되며, 연장이 가능하고, 영주권도 신청할 수 있다.
테슬라, 구글, 메타 등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매년 수천 명 규모의 H-1B 비자 인력을 채용하면서 핵심 과학기술 인력 확보를 위한 주요 수단으로 정착해 왔다.
올해 1월에는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H-1B 비자 확대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타국의 우려가 커지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이 과학기술 예산을 대폭 삭감한 데 이어 비자 규제를 잇달아 강화하면서 오히려 미국발 인재 유출에 따라 각국이 인재 영입 정책을 펴는 상황이 됐다.
한국 출신의 H-1B 비자 비율은 1% 선으로, 박사후연구원과 유학 후 AI와 바이오, 반도체 등 전략기술 분야에 취직한 고급 인력이 많은 만큼 비자 규제 강화로 인재 유치에 유리한 판이 깔린 셈이 됐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 따르면 미국이 최근 10년간(2014~2023년) 발급한 H-1B 비자 중 한국인은 모두 2만168명이다.
매년 미국으로 2000여명의 인재 유출이 발생 중인 셈이다.
인재 유치를 위해 유럽과 중국, 일본 등이 발 빠르게 움직이는 가운데 정부도 뒤늦게 인재 유입 정책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전략기술 분야 위주로 박사후연구원, 신진연구자, 석학 등을 유치해 국내 정착을 지원하는 국가 프로젝트 '브레인 투 코리아'를 추진하기로 했다. 2030년까지 인공지능(AI), 바이오 등에 2천명을 유치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범부처가 협업해 비자와 주거, 교육, 취업 등 전주기 정착 지원 서비스를 마련하고 2023년 388명 순유출로 떨어진 우수 과학자 유출입 규모를 2030년 500명 이상 순유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달부터 과학·기술 인재 유출 방지 및 유치 대책 마련을 위한 민관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으며 이르면 이달 말 새 정부 첫 인재 정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에 앞서 AI와 전략기술 분야 박사후연구원 400명 유입을 위해 3천억원을 투입한 이노코어 사업도 탄력을 받을 수 있으리란 전망이다.
이노코어 사업은 미국 등 주요 국가 인재 유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정부는 내년 이노코어 사업 규모를 1천명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다만 미국도 H-1B 확대가 내국인 취업 수요를 줄인다며 갈등을 겪은 만큼 국내 인재 지원과 해외 인재 영입 지원이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KISTEP은 정책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H-1B 비자 관련 갈등에서 볼 수 있듯이, AI·반도체 등 첨단 기술분야 해외 인재 유치를 위한 제도를 개선하되 국내 인재 양성과 처우 개선을 병행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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