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 참패로 궁지 몰린 트럼프 절친 밀레이의 우파정부 지원 목적
미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친한 강경 우파 정치인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이끄는 아르헨티나의 외환 위기 극복을 돕기 위해 달러 유동성을 제공하기로 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은 9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국 정부가 아르헨티나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날 아르헨티나 페소화를 직접 구매했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또 워싱턴DC를 방문한 루이스 카푸토 아르헨티나 경제장관과 지난 4일간 회담한 결과 재무부가 아르헨티나 중앙은행과 200억달러(약 28조원) 규모의 통화 스와프 계약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르헨티나는 통화 스와프 한도 내에서 미국에 페소를 맡기고 달러를 받을 수 있다.
베선트 장관은 "미국 재무부는 시장에 안정성을 제공하는 데 필요한 어떤 이례적인 조치라도 즉각 할 준비가 됐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경제 리더십은 공정한 무역과 미국의 투자를 환영하는 동맹을 강화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미국의 재계 리더들이 밀레이 대통령의 리더십 덕분에 양국 경제 관계를 더 긴밀하게 하고 싶어 한다면서 카푸토 장관과 아르헨티나의 투자 인센티브와 투자를 지원하기 위한 미국의 정책 도구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9월23일 뉴욕에서 만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과 밀레이 대통령[로이터]
미국이 페소화 직접 구매라는 이례적인 수단까지 써가면서 아르헨티나를 지원하고 나선 배경에는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는 밀레이 대통령이 이끄는 우파 정부가 경제 위기로 무너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밀레이 대통령은 여당이 지난달 초 전체 인구의 약 40%가 거주하는 부에노스아이레스주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뒤 이달 중간선거에서도 의석을 뺏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렸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와 베선트는 지난 수십년간 반복해서 채무를 불이행(디폴트)하고 화폐를 평가절하한 나라에 베팅하고 있다. 자신들의 정치 동맹인 밀레이 대통령이 10월 26일 중간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을 돕고, 밀레이의 좌파 경쟁자들이 권력을 되찾을 것이라는 공포로 불안해하는 시장을 진정시키는 게 목표"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미국 내 불만이 작지 않다.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정부 셧다운 상황에서 세금으로 다른 나라 정부를 떠받치고 있다고 비판했고, 공화당 내에서조차 세금을 외국 정부 지원에 사용하는 게 '미국 우선주의' 기조와 맞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베선트 장관과 가까운 이들이 경영하는 헤지펀드 등 아르헨티나 국채를 가지고 있는 부유한 투자자들이 이번 조치로 경제적 이득을 본다는 지적도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베선트 장관은 아르헨티나 지원에 대한 미국 내 비판을 의식한 듯 "탄탄하고 안정적인 아르헨티나는 서반구의 번영을 지탱하는 데 도움이 되고, 미국의 전략적 이해관계에 부합한다. 아르헨티나의 성공은 초당적 우선순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4일 밀레이 대통령을 만난다고 밝혔다.
밀레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에 올린 글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베선트 장관에 감사를 표하고서 "우리는 가장 가까운 동맹으로서 경제적 자유와 번영의 서반구를 함께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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