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에게 영원한 청춘의 배우로 알려진 로버트 레드포드가 지난 9월 16일 유타주 선댄스 마운틴 리조트에서 가족들 품에서 89세 나이로 조용히세상을 떠났다고 발표되었다.


사인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로버트 레드포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그의 온화한 용모이며 많은 여성팬을 가진 배우 중의 한 명이라고 알려졌다. 그만큼 그는 여심을 사로잡은 배우로 영원히 기억된다. 노란 색깔의 금발 머리에 누구에게나 호감이 가는 용모 거기에 따듯한 미소까지 보탠 그의 자태는 여심을 불러 주는데는 충분한 조건을 모두 완벽하게 지녔다.


1936년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서 태어난 그는 처음 1950년대 텔레비젼 방송국에서 알프렛 힛치콕 시리즈 및 The Twilight Zone 등 TV 프로에서 그의 경력을 시작했다. 그리고 브로드웨이 무대를 경험 한후 본격적으로 할리우드에 진출하여 활동하기 시작했다. War Hunt 와 Inside Daisy Clover 에 출연하여 얼굴을 알렸고 1967년 출연한 작품 Barefoot In The Park 에서 드디어 그의 능력을 인정 받았지만 갈길은 멀고 험난했다. 그런 그를 스타덤에 올린 영화가 1969년에 등장했다.


영화 제목은 ‘내일을 향해 쏴라’ 였다. 사실 이 영화 제작 당시에는 로버트 레드포드는 출연 후보 4순위였기 때문에 선택될 가망이 없는 순위였다. 제작사는 일찍부터 주연감은 ’폴 뉴먼’ 으로 정하고 그와 함께 출연할 남자 배우 후보를 물색 중이었다. 1-3 순위 후보는 그야말로 기라성 같은 후보였다. 워터 프론트로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을 받았고 또한 젊은 사자들을 비롯해서 줄리어스 시저, 아가씨와 건달들, 난폭자, 등의 작품에서 열연한 당대의 최고 배우인 ‘마론 브랜도‘, 2순위는 초원의 빛과 보니 & 클라이드로 우뚝 솟아 제작진들에게 강력한 눈도장을 찍었던 ‘워렌 비티‘ 그리고 황야의 7인과 대탈출에서 열연을 보였던 스티브 맥퀸이었다. 모두가 쟁쟁하여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제작사와 감독이 모두 고심하고 있을 때 폴 뉴먼이 이 세 주연 배우 후보를 제쳐두고 엉뚱하게 로버트 레드포들를 강력하게 추천했다. 그리곤 로버트 레드포들를 선정해주면 자신의 출연료를 깍아 주겠다고 제안하자 제작진은 할 수 없이 폴 뉴먼의 요구를 들어줄 수 밖에 없었다. 또 하나의 이유는 폴 뉴만이 스스로 제작진에 참여하여 돈을 투자 했기에 그의 발언이 한층 더 무게를 지녔다.


결국 회의 결과는 폴 뉴먼의 뜻대로 로버트 레드포드로 결정되었다. 뜻밖의 행운을 거머쥔 로버트 레드포드는 폴 뉴먼에게 감사의 표시로 최선을 다한 연기를 보여 주어 보은의 댓가를 지불했고 촬영 내내 둘이서는 케미스트리가 넘쳐 찰떡 궁합의 모습을 보여주어 향후 상업적으로도 대 성공을 거두었다.

이 영화는 제작 금액이 6백 만불에 불과했지만 미국에서만 벌어들인 돈이 무려 일억 이백만불로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은 셈이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무려 7개 부문에 후보작이 올랐으며 주제가인 Raindrops Keep Falling On My Head는 아카데미 음악 주제가상을 획득했다. 영화를 보고 나오는 관객들 중에는 B.J. Thomas 가 부른 노래를 흥얼거리며 나오는 사람이 많았다. 쉬운 멜로디에 약간 톡톡 튀는 스타일의 노래가 기억에 남아 쉽게 부담없이 따라 부르는 것 같다.


허나 이 노래가 테마 송으로 지정되기 까지는 험난했다. 영화사측은 거장 Bert Bacharach 에게 사운드 트랙을 요청했다.


그는 이미 Gene Pitney, Dusty Springfield , Tom Jones 등의 가수들에게 노래를 작곡해주어 명성을 쌓았고 영화 음악에서도 상당히 성공을 거뒀다.

‘ What’s New Pussy Cat, Alfie, 007 Casino Royal 등에서 그의 재능을 입증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Rain Drops Keepi On My Head 는 서부 시대의 영화와는 코드가 맞지 않다고 반대가 많았다.


그 중 Robert Redford 는 가장 반대한 사람 중의 한 명이었다. 그 이유는 웨스턴 무비의 음악은 칸츄리 스타일의 리듬과 멜로디를 보여 주어야 하는데 이 노래는 전혀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허나 결과는 노래는 예상과는 달리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4주간 1위를 했으며 음반 판매량이 밀리언 셀러까지 달성하여 대성공을 거뒀다. 후에 로버트 레드포드는 나의 판단은 잘 못되었다고 정중히 사과했다.


솔직히 필자도 로버트 레드포드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사실 Rain Drops Keep Falling On My Head는 시대 배경에 상황에 맞지 않는 노래이지만 어쨌든 상업적으로 성공했으니 더이상 논쟁은 필요없을 것 같다. 국내에서도 이 노래는 영화 상영에 힘을 받아 한동안 전파를 타고 유행했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