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정부 출범 4개월인데 미 4곳 등 여전히 ‘늑장’
▶ 재외국민 보호 공백 등
▶ 대응력 저하 한인들 불안
▶ 오늘 LA 공관 국감 주목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미국 내 4곳을 포함해 전 세계 42개 재외공관이 여전히 ‘수장 없는 외교 현장’으로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국 대사와 총영사 인선이 늦어지면서 외교 공백은 물론 재외국민 보호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건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시간 21일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173개 재외공관 중 대사 공석은 25곳, 총영사 공석은 17곳으로 총 42개 공관이 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뉴욕·휴스턴·호놀룰루·애틀랜타 등 4개 총영사관은 장기간 수장 부재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월 취임 직후 주요 특임공관장들에게 후임자 인선 없이 ‘2주 내 이임’을 지시했다. 이후 주미·주일·주중 대사가 임명되긴 했지만, 러시아·영국 등 주요국 대사직과 뉴욕 등 한인 밀집지역 총영사 자리는 여전히 공석으로 남아 있다. 외교부는 “차석 공관장이 대리를 맡고 있어 공식적인 공백은 없다”고 해명했지만, 실질적인 대응력 저하를 부인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지난 9월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발생한 대규모 이민 단속 사태 당시, 주미대사와 애틀랜타 총영사가 모두 공석이어서 긴급 대응이 늦어졌다는 비판이 대표적이다. 당시 조기중 워싱턴DC 총영사가 급히 현장에 파견돼 상황을 수습하는 이례적 조치가 취해졌다.
뉴욕총영사관의 공석 사태도 장기화되고 있다. 김의환 전 총영사가 광복절 기념사 논란으로 1월 사의를 표하고 7월 귀임한 뒤, 후임자가 아직 임명되지 않았다. 휴스턴 총영사관은 정영호 총영사가 조기 귀국하면서 공백이 생겼고, 호놀룰루 총영사관은 이서영 전 총영사 배우자의 ‘관저 요리사 갑질’ 의혹으로 총영사가 사퇴한 이후 여전히 빈자리다. 이로써 미국 내 9개 총영사관 가운데 절반 가까운 4곳이 공석 상태에 놓였다.
외교부는 “새 정부 출범 시 전 공관장에게 일괄 사표를 받는 것은 관행이며, 인사 검증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외교가와 한인사회에서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미 현장에서는 여러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공관장 부재나 후속인사 지연으로 인해 긴급 사안 대응이 늦어지고, 재외국민 민원이나 사건·사고 처리도 지연되고 있다. 일부 재외공관에서는 내부 기강 해이 등의 문제가 제기된다.
한편 LA 총영사관은 지난 2022년 3월에 부임했던 김영완 총영사가 3년 8개월째 재임 중이다. 그는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돼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부임했으며,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교체되지 않아 보기 드문 사례로 꼽힌다. 김 총영사는 한인사회와의 소통 및 민원 서비스 개선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외교부의 인사 지연 속에서 후임 인선이 미뤄지고 있다.
외교부는 “공백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신속히 인선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으나, 인사 지연이 단순한 행정 절차 문제를 넘어 재외국민 보호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보다 실질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22일 오전 10시부터 LA 총영사관에 대한 국정감사가 실시된다. 미주반을 맡은 김영배 위원장을 비롯해 강선우, 김상욱, 이재강, 이재정, 홍기원 의원(이상 민주당)과 김태호 의원(국민의힘) 등 7명이 참여하며,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과의 합동 국감 형태로 진행된다.
이번 국감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단속에 따른 재외국민 보호 대책, 총영사관 재건축 진행 사항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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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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