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감독·교수 부모와 토론하며 성장…뉴욕 특목고·명문대 졸업
▶ ‘금수저’ 비꼼 당하기도…유권자와 직접소통은 기성 정치권 자극

Democratic candidate for New York City mayor Zohran Mamdani speaks after winning the 2025 New York City Mayoral race, at an election night rally in the Brooklyn borough of New York City, New York, U.S., November 4, 2025. REUTERS
4일 최대도시 뉴욕시 시장 선거에서 조란 맘다니(34) 민주당 후보가 거둔 승리는 그가 30대의 진보 성향 정치인이자, 미국 시민권을 딴지 7년밖에 안 된 인도계 무슬림이라는 점에서 미국 정치의 변화를 상징하는 일로 평가된다.
인도계 부모를 둔 맘다니는 아프리카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친 마무드 맘다니(79) 컬럼비아대 교수는 정치학과 아프리카학을 연구한 저명 학자다.
모친은 아카데미상 후보에도 두 차례 오르며 미국인들에게도 친숙한 영화감독 미야 나이어(68)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6월 인터뷰 기사에서 맘다니의 부모가 맘다니와 정치 및 국제 이슈와 관련해 끊임없이 토론하면서 그가 뉴욕시장 선거에 출마할 기반을 마련해줬다고 분석했다.
이번 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했다가 중도 사퇴한 에릭 애덤스 현 뉴욕시장은 맘다니를 두고 '네포 베이비'(nepo baby)라고 비꼬기도 했다. 한국의 '금수저'와 비슷한 의미로 쓰이는 말이다.
맘다니는 뉴욕시에서 명문 공립고교인 브롱크스 과학고를 졸업했다. 입학시험을 쳐야 하는 이 학교는 한국의 특목고와 유사하다.
이후 메인주(州)의 보든 칼리지에서 학사 학위를 받았다. 보든 칼리지는 리버럴아츠(인문학 및 순수 자연과학) 분야에서 미국 최고 명문 중 한 곳으로 꼽히는 대학이다. 넷플릭스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도 이 대학을 졸업했다.
대학 졸업 후 맘다니는 뉴욕에서 아시아계 저소득층 시민들을 상대로 주거 상담사를 하는 등 진보 활동가로 일했다. 당시 래퍼로도 활동했다고 한다.
2018년 미국 시민권을 획득한 맘다니는 2년 뒤인 2020년 6월 뉴욕주의회 의원선거에 출마해 뉴욕시 퀸스 아스토리아 등 지역을 대표하는 뉴욕주 의원으로 선출된다. 그는 이후 두 차례 재선에 성공하며 현재까지 주의회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버몬트·민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연방 하원의원(뉴욕·민주) 등이 이끄는 미국 민주사회주의자(DSA) 진영에 소속돼 이들의 지지를 받았다.
맘다니가 지난해 10월 뉴욕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할 때만 해도 많은 사람들은 민주당 예비선거에 출마하는 군소 후보 중 한 명으로 치부했다. 그를 주목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예비선거 후보 중 진보적인 의제를 내놓은 후보들은 맘다니 이외에도 여럿 있었지만, '무명 정치인' 맘다니의 지지율이 두각을 나타난 배경에는 선거 과정에서 보여준 시민과의 소통 방식이 꼽힌다.
그는 뉴욕시 전역의 길거리에서 수많은 시민을 만나 뉴욕시장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인터뷰했고, 그 과정을 기록해 틱톡,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했다.
맘다니의 독특한 소통 방식은 Z세대의 호감을 샀고, 이는 선거캠프의 수많은 지역 자원봉사자 참여로 이어졌다. 이 같은 그의 선거 캠페인은 지난해 대선 패배 후유증에 시달리는 민주당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그는 본선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길거리와 대중교통에서 만난 시민들과 직접 교감하는 형태의 선거 캠페인을 지속했다.
반면 예비선거 운동 기간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는 "뉴욕시가 위험에 처해 있다"면서 길거리 노숙자 문제나 지하철 치안 문제 개선에 방점을 둬 대비를 이뤘다.
쿠오모 후보는 지난 3월 공식 출마 선언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지지율 선두 자리를 지켜왔지만, 결국 여론조사 2위였던 맘다니에게 민주당 후보 자리를 내줘야 했다.
1순위 표만으로 과반을 얻은 후보가 없을 경우 최하위 후보를 탈락시키는 방식의 복잡한 뉴욕시 민주당 예비선거 방식도 맘다니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쿠오모 후보는 예비선거 패배 후 무소속으로 본선에 다시 나섰고, 중도·보수층과 재계, 유대계 커뮤니티의 지지를 받았지만 또 다시 맘다니에 패하며 고배를 마셨다.
한편 맘다니의 짧은 정치 이력을 두고 미국 최대 도시이자, 월가가 있는 '경제 수도' 뉴욕을 이끌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달 23∼27일 실시된 퀴니팩대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7%는 맘다니가 시장직에 걸맞은 적절한 경험을 가지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런 경력을 가졌다고 답한 응답자는 39%에 그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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