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미국 대학 입시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 공통지원서(Common Application) 최신 통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1일 현재 대학 지원 건수가 471만 건을 넘어서며 전년 대비 약 10% 증가했다. 신입생 지원자 수도 96만명을 돌파하며 5% 이상 증가세를 보였다. 수치만 보면 미국 고등교육 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숫자 뒤에는 미국 대학이 직면한 새로운 현실이 숨어 있다. 전체 지원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외국인 유학생은 오히려 미국 대학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올해 가장 충격적인 변화는 유학생 지원자의 급감이다. 국내 학생 지원자가 7% 증가한 반면, 유학생은 9% 감소했다. 특히 아시아 출신 지원자는 9%, 아프리카 출신은 18%나 줄었다. 전통적으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유학생을 배출하던 인도는 14% 감소라는 충격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이런 현상은 트럼프 정부의 귀환과 무관하지 않다. H-1B 비자를 비롯한 외국인 노동자와 유학생에 대한 규제 강화 움직임이 보도되면서 많은 외국인 학생들이 유학을 재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학위를 받더라도 졸업 후 취업과 체류가 불확실하다면 높은 학비와 생활비를 감수하면서까지 미국을 선택할 이유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
유학생들의 이탈은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많은 미국 대학들, 특히 주립대학들은 높은 등록금을 내는 유학생들에 재정적으로 의존해왔다. 게다가 유학생들은 캠퍼스에 문화적 다양성을 가져오고, 미국 학생들에게 글로벌 관점을 제공하는 역할도 해왔다. 이들의 감소는 미국 고등교육의 경쟁력과 다양성에 장기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반가운 소식도 있다. 전통적으로 대학 진학률이 낮았던 소수민족(URM) 학생들의 지원이 크게 늘었다. 흑인 또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지원자는 16% 증가했고, ‘두 가지 이상의 인종’을 선택한 지원자도 11% 늘었다. 이는 라티노(7%), 아시아계(5%), 백인(5%)보다 높은 수치다. URM 지원자 증가율은 비URM 학생의 2배에 달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퍼스트 제네레이션(FG) 학생과 저소득층 지원자의 급증이다. FG는 12% 증가한 반면, 계속 세대(Continued Generation) 지원자는 2%에 그쳤다. 수수료 면제 대상 지원자는 10% 증가했지만 면제를 받지 않은 지원자는 4%만 증가했다. 이는 대학 진학의 문턱이 전통적으로 높았던 계층에서 지원 의욕이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런 변화는 지난 몇 년간 대학들이 추진해온 포용적 입학 정책과 재정 지원 확대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최근 하버드대, 프린스턴대 등 최상위권 대학들이 중산층 가정의 학비 부담을 대폭 줄이거나 무료로 전환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다만 이들이 단순히 지원만 늘린 것인지, 실제로 입학과 졸업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지역별로도 흥미로운 패턴이 나타났다. 시골 지역 지원자는 15% 증가해 대도시 지역의 6%를 크게 상회했다. 텍사스를 중심으로 한 남서부 지역은 15% 증가율을 기록하며, 다른 지역의 2배에 달하는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텍사스의 인구 증가와 경제 성장, 그리고 텍사스 주립대학 시스템의 확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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