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해군 전력의 25%를 카리브 해 일대에 전개했다. 그리고는 마두로 체제가 악수만 두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그 기회가 포착되는 순간…’
‘서던 스피어(Southern Spear - 남쪽의 창)작전’이 발표된 지 4주째다. 대외적으로 알려진 이 작전의 주목적은 아메리카 대륙인 ‘서반구에서의 마약테러분자 제거’다. 이와 함께 마침내 세계 최대 항공모함인 ‘제럴드 포드 함’ 전단이 카리브 해에 진입했다.
그리고 한 주 후 미 법무부는 베네수엘라 범죄조직 ‘카르텔 데로스 솔레스(태양의 카르텔)을 외국테러조직(FTO)으로 지정했다. 마두로를 ‘마약 조직 수괴’로 찍은 것이다.
이 일련의 조치들이 그렇다.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의 친(親)중 좌파 사회주의 독재체제 마두로 정권의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정권 전복)의사를 점차 노골화하고 있다고 할까,
‘이 일촉즉발의 상황을 카라카스는 물론이고 멀리 모스크바에서, 또 베이징에서도 숨죽이며 바라보고 있다.’ 안보와 군사전문지 내셔널 인터레스트지의 보도다.
미국이 ‘서던 스피어 작전’을 전개하는 목표는 베네수엘라 레짐 체인지로만 끝날 것 같지 않다. 카리브 해 일대, 더 확대하면 중미와 남미의 친중·반(反)미노선의 좌파정권들을 타깃으로 한 대청소 작업으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서다.
관련해 주목되고 있는 것은 트럼프가 최근 각료회의에서 한 발언이다. 마약 밀매 차단을 위해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서 수행해온 군사 작전을 역내 다른 나라를 타깃으로 확대해 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이다.
마약밀매는 벨리즈에서 멕시코에 이르기까지 중남미 일대에 만연해있다. 12개국이 넘는 이 마약국가 중 그러면 미국은 어느 나라를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인가.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손볼 대상의 나라들을 이런 식으로 우회적으로 밝혔다. ‘멕시코, 엘살바도르, 에콰도르는 마약전쟁에 협조해왔다. 반면 베네수엘라는 오랫동안 자국 영토를 마약밀매통로로 허용, 마약 카르텔을 적극 도왔다.’
‘협력하라, 그렇지 않으면 미국의 군사공격을 각오하라’는 수정 트럼프 독트린이 적용된다는 간접적 경고를 날린 것이다.
미국은 그러면 단지 마약 카르텔 소탕 목적으로만 군사작전을 전개한다는 것인가.
‘미국은 서반구에서 좌파성향 정권을 용납하지 않아왔다. 어떤 정권이 좌파로 판정되면 제거작업에 들어갔다.’ 저명한 국제 정치학자인 시카고 대학의 존 미어샤이머가 일찍이 한 말이다.
‘서반구에서의 마약테러분자 제거’기치를 내건 ‘서던 스피어 작전’은 사실에 있어 연막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게 내셔널 인터레스트의 지적이다. 이 지역에서의 미국의 패권 재확보가 숨겨진 어제다로 보여 진다는 거다.
트럼프의 발언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를 시작으로 카리브 해 지역, 더 나가 중남미 일대의 반미 좌파 사회주의 정권들의 레짐 체인지를 시사하고 있어서다. 그러니까 카리브 해는 미국의 내해(內海)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중국과 러시아에 던지고 있는 것이다.
베네수엘라와 함께 손 볼 우선 타깃은 온두라스다. 지난달 30일 치러진 온두라스 대통령 선거에 미국이 강력히 개입, 현 친(親)중 좌파 정권은 결국 무너지게 됐다. 시오마라 카스트로 현 대통령이 지원한 좌파 후보의 득표율은 19.16%에 불과, 낙선이 확정되면서 중남미의 핑크 타이드에 큰 균열이 일게 된 것이다.
관련해 월 스트리트 저널에 흥미를 끄는 기사가 실렸다.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체제는 온두라스 좌파 정권의 선거 승리를 돕기 위해 부정선거 수법을 전수해 주었으나 결국 미국의 강력한 개입으로 그 계획은 무산됐다는 내용이다.
‘그 다음 레짐 체인지 순서에 오른 카리브 해 지역 국가는 쿠바로 보인다.’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래프지 보도다. 트럼프 행정부의 베네수엘라 작전의 진짜 타깃은 쿠바라는 거다.
중남미를 휩쓸고 있는 볼리바르 혁명, 그 핑크 타이드의 진원지는 쿠바다. 카스트로 쿠바의 지원을 받아 우고 차베스가 베네수엘라를 좌익 사회주의 체제로 바꾸는 데 성공한 게 1998년이다. 그 차베스가 2013년 사망하자 마두로가 권력을 승계했다. 그 기간 베네수엘라는 좌파 혁명세력과 중국, 러시아, 이란 등의 라틴 아메리카지역 침투의 교두보 역할을 해왔다.
이런 점에서 쿠바와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라고 할까. 그런 마두로 체제를 먼저 전복시켜 쿠바에 대한 무상석유 공급 등 경제적 지원을 끊어 아바나에 타격을 가한다. 베네수엘라에서의 볼리바르 좌익혁명정권 붕괴는 다른 한편 쿠바 내 반체제세력을 크게 고무시켜 미국의 제재와 맞물려 쿠바 공산 체제를 안에서부터 붕괴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
이런 식으로 쿠바에 뒤이어, 콜롬비아, 니카라과, 심지어 멕시코 좌파정부도 레짐 체인지 대상에 오르고 있다는 것.
요약하면 21세기의 새로운 먼로주의정책이 ‘서던 스피어 작전’의 배경으로 단순한 마약 전쟁의 범주를 벗어나 중국, 러시아, 이란 등 Crinks 세력의 라틴 아메리카지역에서의 세력 확장 저지에 보다 큰 방점이 찍혀 있다는 분석이다.
그리고 그 방법은 역내 좌파 친중 사회주의 정권 대청소가 될 것이란 이야기다. 그 대청소 작업은 머지않아 태평양너머 아시아지역으로도 이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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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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