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매가 너무 많이 달린 가지가 있으면 일부러 몇 개를 솎아낸다. 그 가지가 부러지지 않고 좋은 열매가 무사히 잘 익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경제적 일자리도 마찬가지이다. 인원이 너무 많은 일자리는 적당히 솎아주고 인원이 너무 적은 일자리는 적당히 채워주어야 일이 제대로 돌아간다.
얽혀있는 과제들을 풀어주는 비전이 적과(摘果)라고도 한다. 요즘 쿠팡이 대규모 정보유출 사태로 시끄럽다. 쿠팡은 그동안 개인정보 유출, 과도한 규제 논란, 플랫폼 독점력 남용, 갑질, 배송기사 과로사 등 여러 문제로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었다.
그동안 쿠팡은 기업의 성장률 성과는 2010년 5월 설립 2년 만에 연 거래액 1조원 규모로 7년 만에 대한민국 국민 3명 중 1명은 쿠팡 회원으로 급성장했다. 창업 후 올해까지 쿠팡의 13년은 한국 기업사(史)에서 매우 특별하다.
대기업이 과점적 지위를 갖는 영업에서 신생 기업이 불과 13년 만에 1위인 이(E)마트를 꺾었다. 이처럼 단기간에 꼴지가 정상을 차지한 사례는 적어도 국내에선 찾아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 같은 ‘특이 케이트’를 만들었을까.
조직론 전문가들은 조직 문화의 차이에서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쿠팡엔 공채도 파벌도 없다. 쿠팡이 공채를 뽑지 않는 것은 한국 기업 특유의 조직문화에 물들지 않기 위함이다. 쿠팡은 대부분의 직원을 경력자로 채운다.
선발과정에서 일반 직원은 4번, 임원은 5번의 면접을 거쳐야 한다. ‘강노지말(强弩之末)’ 힘차게 쏜 화살도 마지막에는 힘이 떨어진다는 뜻으로 아무리 강한 힘도 결국 쇠퇴하고 마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한국 정치권도 그렇다. 국민 대다수가 누차 지적한 바 있지만 현재 한국의 국회의원 수는 국회라는 가지가 통째로 부러질 만큼 의원이라는 열매가 너무 많이 달려있다. 따라서 국회라는 가지가 부러지지 않고 자기 역활을 제대로 하도록 하기 위해서 적당히 솎아줄 필요가 있다. 인구 약 14억 명인 중국 전국 인민대표대회 대의원 수는 약 3.000명이라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 인구가 5천만 명을 조금 넘는다고 하니 인구비례로 따지면 한국 국회의원 수는 107명이면 족하다. 인구수가 약 12억 명인 인도는 상원의원 250명과 하원의원 545명으로 총 795명이라고 하니 인구비례로 따지면 한국의 의원 수는 33명이면 족하고. 3억3천만명의 인구를 가진 미국은 상원의원 100명 하원의원 435명을 합쳐 총의원수가 535명이라고 하니 인구비례로 따지면 한국의 국회의원 수는 81명이면 족하다.
이런 수치들을 놓고 볼 때 한국의 국회의원 299명은 많아도 너무많다. 절반으로 줄이더라도 결코 적지 않다. 이런 수치는 약한 가지에 열매가 너무 많이 달려 오히려 열매가 제대로 여물지 못하는 과수목(果樹木)과 조금도 다를 바 없다.
그러므로 농부들이 지나치게 많이 달린 열매를 솎아내듯 국회의원 수를 과감히 줄여 줄여든 만큼 남는 예산을 미래 산업 살리기에 쏟아 붓는다면 일자리도 생기고 국민 경제도 살고 나라도 살 것이다.
국회는 민주주의의 심장이다. 여야의 대화와 타협를 통해 법과 제도가 만들어지고 국민의 삶은 그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나 최근 국회를 둘러싼 논란은 건전한 민주주의의 작동보다는 한 정당의 다수 의석을 앞세워 추진하는 입법 독주가 그 핵심이다.
진정한 민주주의의 토대 하에서 여(與)는 야(野)에게 관용을 배풀고 야는 여에게 동반자가 되어 여야 합의에 의한 의회가 되길 해외 동포들은 기대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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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영/뉴욕평통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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