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누구입니까?” “글쎄요, 나도 내가 누구인지 제발 알았으면 좋겠오.” 이는 프랑크푸르트 한 공원관리인과 그곳 벤치에 앉아 있던 철학자 쇼펜하우어가 나눈대화였다. 쇼펜하우어(1788-1860)는 무신론자, 유물론자, 허무주의자,염세주의자 였다. 그는 인간을 맹목적인 생존의지와 욕망을 가진 존재로 파악했다. 그에 의하면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일은 의지의 목적 없는 움직임에 따른것 일뿐이다. 이렇듯 인간에게는 확고부동한 삶의 목적과 방향이 없다고 주장하는 소펜하우어가 자신의 정체성을 올바로 지닐 수 있었을까? 그런데 “나는 도대체 누구인가?” 라는 자기 정체성에 대한 의문과 혼돈은 쇼펜하우어에게만이 아니라 모든 세대, 모든 이들에게 내내 지속되어온 인생의 필연적 물음이다.
사람은 자신을 알아야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된다. 자신을 모르면 자신의 우선순위및 사역도 잘 모른다. 즉 ‘나는 누구인가’ 라는 존재의식이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라는 사명의식을 선행한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진실로 누구인가를 뚜렷이 인식하지 못한채 주어진 현실세계에 수동적으로 순응하며 살아가는 경향이 있다.자기 정체성을 망각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서글프고 안타까운 일이다. 어떤사람이 독수리 알을 암탉에게 품게했다. 암탉의 힘을 빌어 태어난 독수리새끼는병아리들과 함께 자랐다. 독수리는 닭처럼 살아가면서 자신이 닭이라고 만 여겼다. 세월이흘러 독수리도 늙어갔다. 어느날 무심코 하늘을 쳐다보니 큼직한 새가 우람한 날개를 활짝펴고 세찬 바람속에서 우아하고 위풍당당하게 날고있었다. 늙은 독수리는경외심을 느끼고 동료 닭에게 물었다. “저 분이 누구지?”동료 닭이 대답했다. “응, 저분은 새들의 왕이신 독수리님이야. 넌 딴생각일랑 품지마. 우리는 그분과는 달라.”독수리는 끝까지 자신이 닭이라고 여기다가 죽었다.
시람에게는 저마다의 고유한 정체성이 있다. 헌데 세상은 각자의 정체성을 단순히 보이는 현상들로 파악하려 한다. 그 사람의 감정, 지식, 성향, 취미, 외모, 소유, 업적등으로 정체성과 본질을 판단하고 헤아린다. 하면 어떻게 자신됨을 깨닫고 수긍할 수 있을까?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자신이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다. ‘자신이 사랑하는 것이 자신의 정체성이다.’ 이 말은 칼빈대학의 James Smith 교수의책, “You are what you love”에서 한 말이다. 하나님의 본질은 바로 사랑이시다. 요일4:7-8에 “사랑하는 자들아 우리가 서로 사랑하자 사랑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니 사랑하는 자마다 하나님으로부터 나서 하나님을 알고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나니 이는 하나님은 사랑이심이라” 했다. 이 구절에 의하면 하나님의 정체성은 사랑인데, 그렇게 확정하는 것은 그가 인간과 세상을 사랑하셨기 때문이다. 즉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기에 그것이 그분의 본질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무엇을 사랑하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정체성도 규정된다. 스미스 교수의주장을 좀 확대해서 표현하고 적용하면 이렇다. “자기 직업을 가장 사랑하면 그 사람은 그직업이고 운동을 가장 사랑하면 그는 운동이고 재물을 가장 사랑하면 그는재물이고 음식을 가장 사랑하면 그는 음식이고 설교를 가장 사랑하면 그는 설교이다.”
새해가 밝았다. 년초 한 해의 목표를 세우면서 한 가지를 더 첨부했으면 좋겠다. 올해는 좀 더 사랑하며 살아가겠다는 목표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사랑의 삶을 살되 사랑해야 할 대상과 사랑해서는 안될 대상을 잘 선택해야 한다. 사랑할수 없는것과사랑해서는 안되는 것,부수적인 것과 지나가는것에 마음을 빼앗길수는 없다. 우리들은 “그것이 곧나”라고 해도 부끄럽지 않을 것을 사랑하며 살아야한다. 우리들은 하나님을 사랑하며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내 구주예수를 더욱사랑 엎드려 비는 말 들으소서 내 진정 소원이 내 구주예수를 더욱사랑 더욱사랑”이라는 찬송가 314장 1절 가사처럼 주님을 사랑하고 또 주님이 맡기신 사람들도 마음다해 사랑하시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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