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는 책벌레다 바람의 글씨, 물의 문장, 구름의 책 언제 다 읽어내려는지 시험 공부하듯이 중요한 대목마다 방점을 찍어간다 그의 오래된 꿈은 하늘의 백과사전에 방점을 찍어보는 …
[2023-03-14]코미디를 보다가 와락 운 적이 있다늙은 코미디언이 맨 땅에 드러누워풍뎅이처럼 버둥거리는 것을 보고그만 울음을 터뜨린 어린 날이 있었다사람들이 깔깔 웃으며 말했다아이가 코미디를 보…
[2023-03-07]파평 윤씨 부인 묘역에서꽃봉오리 갓 올라온할미꽃 몇 뿌리 캐어모종삽에 받쳐 들고 오는데산비알 밭에서밭갈이 하는 어미소 따라엇송아지 한 마리가강중강중 뛴다저승의 무덤 떠나 이승의 …
[2023-02-28]노인정에 모여 앉은 할머니들 뒤에서 보면다 내 엄마 같다무심한 곳에서 무심하게 놀다무심하게 돌아갈,어깨가 동그럼하고낮게 내려앉은 등이 비슷하다같이 모이니 생각이 같고생각이 같으니…
[2023-02-21]나비를 밀어내며 나비가 날아간다 나비는 잘 접힌다 또 금방 펴진다 나비가 될까 될 수 있을까 나비를 밀어내며 나비를 깜빡인다 나비는 몸이 가볍다 생각이 가볍다 마음먹은 대로 날아…
[2023-02-14]꽃이피는 건 힘들어도지는 건 잠깐이더군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임 한 번 생각할 틈 없이아주 잠깐이더군그대가 처음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잊는 것 또한 그렇게순간이면 좋겠네멀리서 웃는 …
[2023-02-07]할망구 둘이 소주를 마신다.두부 부침 4천원참이슬 3천원소주 한 병을 2시간 동안 마신다.돈도 읍는디 술 사줘서 고맙지라, 고맙지라했던 말 수십 번 반복하면서오래 사셔잉, 그랴,…
[2023-01-31]외롭다는 것과 의롭다는 것은한 자 차이거나 좀 더 되는 것 같아도나는 같은 말이라 믿는다아, 다르고 어, 다른 법칙이 없지 않겠으나세상이 때론 그런 것처럼모른 척 넘어가다 들켜도…
[2023-01-24]여기서부터, - 멀다칸칸마다 밤이 깊은푸른 기차를 타고대꽃이 피는 마을까지백년이 걸린다‘죽편·1 -여행’ 서정춘대체 여기가 어디인가? 누구든 이 푸른 기차를 타기만 하면 멀다. …
[2023-01-17]물길 뚫고 전진하는 어린 정어리 떼를 보았는가고만고만한 것들이 어떻게 말도 없이 서로 알아서제각각 한 자리를 잡아 어떤 놈은 머리가 되고어떤 놈은 허리가 되고 꼬리도 되면서 한 …
[2023-01-10]길이 끝나면 거기새로운 길이 열린다한쪽 문이 닫히면 거기다른 쪽 문이 열린다겨울이 깊으면 거기새 봄이 걸어나온다내가 무너지면 거기더 큰 내가 일어선다최선의 끝이 참된 시작이다정직…
[2023-01-03]갈 데까지 간 사랑은 아름답다잔해가 없다그곳이 하늘 끝이라도사막의 한가운데라도끝끝내 돌아와가장 낮은 곳에서 점자처럼 빛난다눈이 따스한 것은모든 것을 다 태웠기 때문눈이 빛나는 것…
[2022-12-27]눈발이 우는 창밖달랑 하나 남은 모과가 나를 보며 웃는다울퉁불퉁한 뒤통수를 긁적이며눈 둘 데를 찾느라앞을 보는지 뒤를 보는지찬바람 마중하듯 웃던그날의 오빠처럼책을 가득 담은 바랑…
[2022-12-20]캄캄한 밤 시골집 마당 수돗가에 나와옷을 홀딱 벗고 멱을 감는데수만 개 눈동자들이 말똥말똥 내려다보고 있다날이 저물어 우리로 간 송아지와 염소와 노루와풀잎과 나무에 깃들인 곤충과…
[2022-12-13]대관령 아래 왕산면 안반데기 가면 황소하숙이 있다경운기도 꼼짝 못하는 하늘배추밭이 그들의 직장인데봄가을이야 하늘이 지붕이지만찬바람 불고 땅이 얼면주인은 집으로 가고황소들은 하숙으…
[2022-12-06]두 마리가 한 몸이다어느 바다를 떠나왔을까물결무늬 한 벌맨살에 이는 파도가 출렁거린다바다의 제 짝을 잃어버리고뭍에서 만난 다른 짝뒤늦게 만난 운명이라고짜디짠 가슴에 품고 있다소금…
[2022-11-29]그해 겨울 네가 가지고 간나잘 있니?처음 만나 하얗게 웃던 치아들바람 속에 빛나던벌거숭이 나무들온몸으로 휘달리는 눈펄 속에지금도 기다리고 있니깊은 계곡을 배회하는 산짐승 소리로찾…
[2022-11-22]나비는 꽃이 쓴 글씨꽃이 꽃에게 보내는 쪽지나풀나풀 떨어지는 듯 떠오르는아슬한 탈선의 필적저 활자는 단 한 줄인데나는 번번이 놓쳐버려처음부터 읽고 다시 읽고나비를 정독하다, 문득…
[2022-11-15]별을 바라보는 사람은 가난하다별을 바라보다가별똥별이 되어 사라지는 사람은 가난하다꽃을 바라보는 사람은 가난하다꽃을 바라보다가인간의 아름다움이 부끄러워한 송이 지는 꽃이 되는 사람…
[2022-11-08]내 손아귀 바라본다한 끼 분의 쌀을 풀 만큼이다부끄러움에 얼굴을 감쌀 만큼이다심장을 받쳐 들 만큼이다가만히 합장하여 본다오 평생 비어 있기를…….‘손’ 성명진사람 손은 단풍나무…
[2022-11-01]퀸즈한인회(회장 이현탁)가 12일 퀸즈 플러싱 소재 코리아빌리지 디모스연회장에서 개최한 ‘퀸즈한인회 45년사’ 배포 기념 만찬 행사가 한인사회…
메릴랜드코리안페스티벌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메릴랜드 한인사회의 최대축제인 코리안페스티벌이 세대와 인종을 넘어 한류를 함께 즐기는 화합의 장으로…
13일 북가주 샌타클라라의 리바이스 스테디엄에 5만여 명의 관중들이 몰렸다. 손흥민의 LAFC와 샌호세 어스퀘익스 간 MLS 경기를 보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