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풀밭 운동장에 그물망을 치고 공차기 놀이한다 공 하나에 아이들 눈과 구경꾼들의 눈이 공 안으로 다 들어가 더 이상 공은 공이 아니다 사람들 마음이 하늘과 …
[2010-06-29]1. 산과 산은 만나지 못하지만 나무와 나무는 달려가지 못하지만 너와 나는 무엇일까 산도 아닌데 나무도 아닌데 2. 샘물과 샘물은 강에서 만나지만 강물과…
[2010-06-24]죽은 시간을 뒤적이며 추억 따위를 건져내진 않을 거야 시간의 밑둥을 잘라 나이테를 감상하진 않겠어 차라리 음지 아래 소리들 볕으로 불러 내 물을 주겠어 허약한 몸 구리빛…
[2010-06-22]어릴 적 아버지가 삽과 괭이 들고 땅을 파거나 낫 세워 풀 깎거나 도끼 들어 장작 패거나 싸구려 담배 피며 먼 산 바라보거나 술에 져서 길바닥에 넘어지거나 저녁 밥상 걷어차…
[2010-06-17]어머니가 밥을 할 때 부지깽이에서는 꽃이 핍니다. 홍매, 목단, 칸나, 채송화, 그 붉은 웃음소리가 꽃 피우는 소리를 듣고 아궁이 속 땔감이 툭툭, 뚝딱 화답을 합니다. 무쇠솥도…
[2010-06-15]모래가 모여 산 것은 언제부터인가 함께 바람에 쓸리고 비에 젖었네 같이 마르고 밟히며 낮은 땅 그 아래로 내려가기 위해 얼굴 맞대고 살을 부비며 얼마나 많이 걸어왔는가 …
[2010-06-10]노숙자 아니고선 함부로 저 풀꽃을 넘볼 수 없으리 바람 불면 투명한 바람의 이불을 덮고 꽃이 피면 파르르 꽃잎 위에 무정처의 숙박계를 쓰는 세상 도처…
[2010-06-08]누나가 국사발을 떨어뜨려 쨍그랑 박살이 났습니다. 엄마가 쪼프르 달려가서 어디다 눈을 팔고 이러냐고 한바탕 시끌벅적 울고불고했습니다 우리 누나는 학교 다니다 말고 집안 살림 맡아…
[2010-06-03]그때 작았던 것들은 커지고 그때 컸던 나는 점점 작아져서 이제는 길길이 우거진 수풀 사이 물벌레의 서식처일 뿐인데, 내 위에 뜨던 달과 별, 스치던 바람과 나에게서 나르시스를 찾…
[2010-05-27]진흙탕에 수련 한 송이 남실대는 물결 속에서도 젖지 않는 자태 속은 텅 비어 욕심을 비운 사람 같고 고독을 즐겨 서로의 여백을 존중한다 새벽이슬에 구석구석 몸을 닦고…
[2010-05-25]나무 한 그루 죽어 밑둥 언저리 삥 둘러 소복이 흙무덤 만들고 있다 대명천지 살아 있는 자여 함부로 생명을 희롱할 일 아니다 이 나무도 한 생을 부리기까지 푸른 영혼 …
[2010-05-20]이제 너에겐 태백의 짝사랑도 우리네 손톱발톱 빠지는 인고도 하등 상관이 없는 듯 그래 우리는 달밤에 침을 뱉는다 이제 너에겐 아름다움도 없는듯 목숨 바치는 진실마저 상관…
[2010-05-18]입을 벌리고 잠을 자는 것은 인간뿐 삶이 그만큼 피곤하기 때문이다 굴뚝 속에는 더 이상 굴뚝새가 살지 않는다 보라, 삶을 굴뚝새가 사라진 삶을 모든 것이 사라진 다음…
[2010-05-13]그대는 잘도 아십니다려. 봄에 제일 먼저 핀 어여쁜 꽃을. 산에 먼저 핀 꽃은 산수유구요. 들에 핀 꽃은 오랑캐람서. 그러나 까잡스런 제비꽃보다 먼저 몰래 숨어 …
[2010-05-11]9년에 걸쳐 히말라야 14좌에 오른 산악인이 대답하였다. 열네 번 모두 더 이상 오르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와 내려갈 걱정뿐이었다고. 참말은 참 싱겁다. …
[2010-05-06]공부를 않고 놀기만 한다고 아버지한테 매를 맞았다. 잠을 자려는데 아버지가 슬그머니 문을 열고 들어왔다. 자는 척 눈을 감고 있으니 아버지가 내 눈물을 닦아주…
[2010-05-04]멱살 잡혀 꽈당 넘어지거나 멍청이처럼 네다바이 당해도 아닌 밤중에 붕알을 채이거나 억울하게 물벼락을 맞아도 웃으면 복이 온다는 허약한 희망 하나로 비실비실 웃으며 배고픈…
[2010-04-29]봄비가 되고 싶다 이 세상 어딘가에 내리는 첫 봄비가. 얼마나 참았던 빗금처럼 쏟아지는 유혹인가 긴 긴 혹한의 끝 깊고 어두운 심연에서 끌어올린 정수를 지붕…
[2010-04-27]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고은 (1933 - ) 누군가 내게 물었다. 고은 시인이 노벨상 후보로 오를 만큼 유명한 시인이라는…
[2010-04-22]너를 만나 꽃을 보았다 말하는 순간 모든 꽃들은 죽어가기 시작했다 사랑이라 말하는 순간 지상의 모든 보석은 돌이 되었다 또다시 어느 우주의 모퉁이를 돌다가 너를 마주…
[2010-04-20]뉴욕한인회(회장 이명석) 주최, 뉴욕한국일보 주관으로 오는 10월4일 맨하탄 한복판에서 열리는 ‘2025 코리안 퍼레이드 및 페스티발’ 조직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보와 함께 새롭게 추진되는 이민 정책들로 인해, 최근 한인사회에서 시민권 신청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제 80주년 광복절 경축식’ 행사 준비위원회 모임이 지난 1일 오후 1시 30분에 샌프란시스코 시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