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대결로도 일컬어지는 프로복서 웰터급 ‘오스카 데 라 호야’와 ‘슈가 세인 모슬리’의 18일 경기(스테이플스 센터)를 앞두고 당사자만큼이나 긴장하는 사람이 있다.
수만명의 관중의 함성과 피튀기는 혈전속에서 단한명의 승자를 가려내는 임무가 지워진 심판, 루 모렛(55)이 그다.
캘리포니아주 역사상 가장 큰 복싱매치를 성공적으로 치러내기 위해 주 경기위원회는 캘리포니아주 최고심판이라는 명성을 가진, 또 세계 최고 심판 10인중 한명으로도 거명된 그를 이대회 심판으로 선정한 것.
그는 현재는 복싱심판을 주로 하지만 62년부터 시작된 그의 경기 심판 커리어는 리틀야구로 시작하여 축구등까지를 두루 섭렵했다.
이제는 전세계에서 펼쳐지는 중요한 권투대회(매년 약 25회) 링에 선수들과 함께 올라 매처럼 번득이는 눈으로, 바람을 가르며 내리치는 주먹의 소리를 귀로, 그들보다 더욱 날쌘 동작으로 선수주변을 돌며 중요한 결정을 하고 있다.
경기가 무사히 끝나면 존재조차 보이지 않다가 판정으로 승패가 가려질 때는 ‘패자측의 원수’로 각종 모함이나 분노, 욕설의 표적이 되는 것도 심판직업의 피할 수 없는 일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운동경기 심판이라기 보다는 유능한 정치가다.
현재도 그는 주중에는 남가주 공무원협회(SCAG) 수석회장으로 경기장 심판과는 180도 다른 일에 몰두하고 있다. 이스트 LA출신인 그는 어린시절 친구인 리차드 알라토레(민주)의 주하원의원 입성을 도우면서 정치의 길로 입문, 주정부 고위 관리로서 한우물을 팠다.
대학시 주말 파트타임으로 짭짤한 과외수입을 올릴 수 있는 일로 당시 유행이던 리틀 야구팀의 심판을 맡았던 것이 30여년 경력의 최고 심판이 된 시발점이었다. 당시 게임당 5달러를 심판료로 받았다. 집페이먼트가 세금포함하여 194달러였는데 주말에 5~6게임을 봐주는 대가로 30달러씩 받는 재미가 좋았다고 한다.
이번 권투대회의 입장권 수익은 약 2,500만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모렛은 이경기 심판을 봐준 대가로 1,600달러를 받게 된다.
라 호야 선수와 모슬리 선수의 이번 매치는 그에게도 큰 부담이다. 둘 다 만만한 상대가 아니기 때문에 심판역할이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 눈과 귀와 동작이 그들보다 굼떠서도 안되고 판단이 흐려서는 ‘몰매맞을 각오’를 해야한다.
그래서 근래는 아주 헬스클럽에서 하루종일 산다. 그뿐 아니라 다른 유명 심판들로부터 자문도 구한다.
그는"한사람의 정치스타를 만들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밑에서 일하는 정치계와 우승자 한명만이 각광받고 수많은 무명선수들은 별처럼 흘러가버리는 스포츠계는 똑같은 길"이라며 따라서 정치와 스포츠는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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