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징어 잡이’ 멕시코 진출 한인수산업체들 (1)
멕시코 연안에서 한인수산업체들의 오징어 잡이가 한창이다. 한국인들의 유별난 오징어 선호는 한인 수산업체들을 LA에서 남쪽으로 700마일 이상 떨어진 멕시코 서안, 남부 바하 캘리포니아의 산타 로사리아와 바다 건너 멕시코 본토 소노라에까지 내몰았다.
이곳에는 남가주 한인업체인 ‘부르마 드 산부르노’, 윌셔가에 본사를 둔 ‘문 그룹’의 현지법인 ‘뻬스께라 코멕스’등 7개의 한인 수산업체가 성수기를 맞아 오징어 잡이와 가공에 바쁜 일손을 놀리고 있다. 캘리포니아만의 코테즈해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들의 활동은 세계 어느 곳을 가든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한국인 특유의 활기와 열정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지난 주말 LA공항에서 하루 한 편뿐인‘에어로 캘리포니아’편으로 2시간 가까이 걸리는 로레또에 도착, 거기서 다시 차로 2시간 거리의 ‘바닷가 오지’인 산타 로사리아로 가서 나흘간 남가주 한인들의 또 다른 삶의 현장을 둘러 보았다. 멕시코의 ‘히깐떼 깔라마(거대 오징어)’를 찾아 땀을 흘리고 있는 한인 수산업체의 오징어잡이 이야기는 오늘과 8월2일자 17면에 2차례 연재된다.
한인 업체현황
한인 수산업체가 오징어를 찾아 산타 로사리아등 남부 바하 캘리포니아를 찾아든 것은 94년을 전후해서다. 바하 캘리포니아와 이곳이 오징어 어장으로 확인된 후 각 수산업체들이 약 2백만∼3백만달러를 투입해 가공공장을 건립했으며 필요에 따라서는 전기와 수도시설등도 직접 끌어들여와 설치하기도 했다. 지금은 진출업체가 7개로 늘어 났지만 그 과정에서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노력이 필요했던 것이다.
한 공장당 근무하는 멕시코 현지인 직원은 대부분 150∼200명 선이나 한인은 책임자 1∼3명에 불과해 전체 한인은 불과 10여명. 나머지는 모두 현지주민들로 구성돼 철저한 현지화를 이룩한 것이 한인 수산업체의 성공 배경중 하나로 꼽힌다.
이곳에서 잡아서 1차 가공을 거친 오징어 제품은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스페인등지로 수출된다. 상당수가 수출되는 한국의 경우 강원도 지역에서 건조과정(2차공정)을 거쳐 잘게 찢어 포장(3차공정)돼 술안주나 반찬으로 사용되는 진미 오징어로 탈바꿈한다. 이곳에서 생산된 오징어는 한국내 소비량의 50∼60%나 차지하고 있다.
지금은 오징어가 풍년이지만 엘니뇨와 라니냐가 있었던 지난 98년에서 어류분포가 바뀌면서 오징어가 사라져 큰 어려움을 격기도 했다. 이 곳에서 오징어 떼가 사라지면 한국은 물론 남가주 한인마켓 마저 진미 오징어 품귀현상이 연쇄적으로 다가올 만큼 이 멕시코 오지는 남가주 한인사회와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것이다.
오징어 잡이
오징어 잡이는 100% 멕시코 현지인 어부들에 의해 이루어 진다. 주로 1톤 미만의 작은 카누 스타일의 모터 보트를 이용해 2명이 한 조를 이루어 배를 타고 나가 작업을 하는데 해가 질 무렵인 하오 7∼8시쯤이면 한 두척씩 항구를 떠나 약 4∼5시간에 걸쳐 백여척의 배가 인근 해안에서 불을 환히 켜놓고 오징어를 유혹한다.
오징어는 주로 줄낚시를 사용해 잡는데 길이 약 30센티미터에 골프채 그립 두께 만한 낚시바늘에 미끼도 없이 야광물질만을 부착해 바다속으로 집어넣으면 덥썩 물어 사력을 다해 끌어 올린다.
잡은 오징어는 배 선상에서 머리와 다리 부분을 자르고 내장을 빼 모두 바다에 머리고 몸체만을 골라 몇등분으로 썰은 뒤 항구로 가져온다.
어부들이 잡은 오징어가 들어오는 시간은 새벽 12∼1시 사이로 저울로 달아 공장으로 운반된 뒤 곧바로 작업대에 올려져 기다리고 있던 인부들이 껍질을 벗기고 작은 사이즈로 자른다.
잘라진 오징어 살은 뜨거운 물에 삶은 후에 곧바로 찬물에 냉각되며 소금, 설탕등을 이용해 조미 한 뒤 몇시간에 걸친 침전 과정을 거친다. 침전과정을 통해 양념이 밴 오징어는 적당히 건조된 뒤 영하 35도에서 급냉, 박스에 포장돼 콘테이너에 실려 육로로 엔세나다까지 운송되며 이 후 롱비치를 거쳐 한국으로 보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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