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영화
▶ ‘다리 위의 여자’(Girl on the Bridge)
★★★★★ (별 5개 만점)
운명적인 만남과 사랑에 관한 로맨틱하고 에로틱한 러브스토리로 몽환 속에서 헤매는 듯이 매력적이요 아름답고 또 우수가 감미로운 모든 연인들을 위한 동화다. 대중성과 개인적 특징을 잘 조화시키면서 모든 장르를 고루 다루는 프랑스의 파트리스 르콩트의 작품으로 그는 사랑과 감정의 무한한 능력을 이야기하고 있다.
“모든 영화는 러브스토리”라고 말하는 르콩트(그의 또다른 최면적으로 로맨틱한 영화‘미용사의 남편’과 이 영화의 분위기가 흡사하다)의 로맨스 영화는 성질상 특정 장소와 시간을 초월해 이야기돼 사랑을 동경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그의 작품의 주인공들이 될 수 있다. 영화는 슬프고 외로운 두 남녀의 죽음에 대한 시도로 시작하고 끝나 내내 사랑을 시샘하는 죽음과 이별의 스산한 기운을 느끼게 된다.
눈에 눈물이 가득 고인 고혹적인 젊은 여인 아델(바네사 파라디-모델과 가수 출신으로 배우 자니 뎁의 부인인데 불균형적으로 매력적이요 우아하다)이 겨울밤 세느강 다리 위에서 투신자살을 생각하며 망설이고 있다. 아델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중년 남자가 카니발에서 칼 던지는 가보(다니엘 오테유가 세자르 주연상 수상).
이제는 한물간 가보는 물 속에 뛰어든 아델을 구해낸 뒤 그를 칼 던지기의 표적으로 고용한다. 그리고 가보는 아델을 회전원판에 매어놓고 자기 눈을 가린 뒤 표적을 향해 칼을 던진다. 두 사람간에 텔레파시가 교류해 가보의 칼은 아델의 신체 각 부분에 근접해 꽂히는데 아델의 몸을 스치고 간 칼자국은 애무의 흔적 같은 것. 영화는 두 사람간의 혼과 감정의 교류등 정상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마법의 힘을 빌어 사랑의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쇼가 인기를 끌며 가보와 아델은 유럽 순회공연을 하는데(일종의 로드무비다) 이 과정에서 가보는 아델을 사랑하게 되나 둘은 애무나 키스 같은 사랑의 행위를 하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칼을 던지면서 갖는 교감이 사랑의 행위이다. 가보와 아델이 서로를 접촉치 않고도 성애의 절정을 느끼는 철로 밑에서의 칼 던지기로 나누는 러브신이 자극적으로 아름답다. 틈이 벌어진 판자 사이로 햇빛이 찌르고 들어오는 가운데 두팔을 활짝 벌리고 선 아델을 향해 가보는 가차없이 칼을 던진다. 가보의 칼이 자기 몸 가까이 꽂힐 때마다 얼굴에 희열과 공포의 표정을 동시에 지으며 경련하고 몸부림치는 아델의 모습은 감각적 러브신의 극치다.
가보는 아델을 깊이 사랑하나(오테유의 꿰뚫는 듯한 시선이 강렬하다) 사랑과 섹스를 구별 못하는 철부지 아델은 쇼를 하던 유람선에서 만난 그리스인 신랑과 바다 한복판에서 사랑의 줄행랑을 놓는다(둘이 탄 일엽편주 같은 구명정을 카메라가 높이서 찍을 때 브렌다 리의 ‘아임 소리’가 흘러나오는데 처량하면서도 코믹하다). 이스탄불에까지 떠내려온 가보는 칼까지 팔아먹고 보스포러스강의 콘스탄티노플 다리 위에서 투신자살을 시도하려는 순간 사랑의 마력이 다시 한번 신통력을 발휘한다.
눈이 멀게시리 흑백 대조가 뚜렷한 아름다운 화면과 자유로운 카메라 동작이 포착한 스타일이 멋있다. 그리고 음악과 노래들이 매우 효과적인데 특히 가보가 아델을 향해 칼을 던질 때 들리는 마리안 페이스풀의 간절한 탄식조의 ‘후 윌 테이크 마이 드림즈 어웨이’는 가슴을 에이는 듯하다. 등급 R. Paramount Classics. 로열(310-477-5581), 사우스코스트 빌리지(코스타메사), 타운센터5(엔시노), 콜로라도(패사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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