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세기 광산촌의 유산... 주민 찬반의견 엇갈려
창녀 박물관(?)
아무리 박물관 문화가 발달된 미국이라고 하지만, 이런 박물관이 생길 수 있을까.
그러나, 마침내 창녀 박물관이 출현할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한 전직 창녀가 몬태나주 뷰트에 19세기의 창녀촌을 복원하려는 프로젝트에 발벗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창녀 박물관 건립사업은 지역사회의 뜨거운 찬반논쟁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정작 나는 내가 과거에 창녀였다는 사실을 소중히 생각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이것을 싫어한다"
49세의 전직 창녀 노마 진 알모도바는 말한다.
그녀는 속칭, ‘국제 성관련노동자 재단’의 대표이다. 하지만, 창녀운동가라는 직업은 그녀의 전직이었던 창녀에 비해 수입이 시원치 못하다.
알모도바는 1890년대 문을 열었던 이곳의 창녀촌 듀마스를 완전복원하기 위한 기금모금 사업을 추진중이다.
이 사업을 처음 구상한 사람은 루디 지섹이라는 지역사업가였다.
그는 1998년, 한 토크쇼를 통해서 알모도바를 본 후에 듀마스 복원사업을 착안했다.
지섹은 듀마스의 마지막 포주로부터 퇴락한 창녀촌 건물을 구입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후, 지섹과 알모도바는 43개 객실이 딸린 빅토리아풍 건물을 창녀촌 박물관으로 전환시키는 작업에 착수했다. 알모도바는 앞으로 듀마스를 그녀의 창녀재단 본부로 육성할 계획도 갖고 있다.
듀마스는 개척시대 미국역사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곳으로서, 아마도 세계에서 유일하게 펜트하우스와 국회도서관 잡지에 동시에 소개된 장소일 것이다.
지섹이 처음 지하층 창녀방들을 조사했을 때, 그 곳에는 립스틱, 10분 타이머, 바셀린 병 같은 것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원래, 듀마스 복원사업은 외부에 크게 노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진되고 있었다. 아마, 알모도바가 도발적인 붉은색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파격적인 토크쇼를 하지 않았다면, 지역민들은 듀마스의 부활을 간과했을 것이다.
동광산으로 유명했던 뷰트의 전성기 시절, 듀마스 창녀촌은 광부들이 "술마시고 싸우고, 창녀들과 즐기는" 장소였다.
광산업이 한창이었을 때, 이곳에는 여자가 부족했었다. 듀마스의 창녀들이 그 공백을 메웠던 것이다.
전성기 당시, 뷰트의 인구는 10만명을 상회했으나, 요즘에는 3만 5,000명에 불과하다.
현재, 이곳에는 동 채굴시 사용된 화학약품으로 인해, 미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광역오염지, 즉 ‘슈퍼펀드’ 사이트로 지정되어 있다.
한편, 일부 주민들, 특히 자녀를 가진 부모들은 알모도바의 창녀촌 북원사업에 대해 결사반대하고 있다.
세 자녀의 엄마인 41세의 수잔 카루자는 이렇게 목청을 높힌다.
"뷰트가 미국 창녀촌과 동일시되는 것을 참을 수 없다. 우리 자녀들이 듀마스를 보고, ‘창녀도 해 볼만한 직업이구나’라고 생각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카루자는 ‘우려하는 시민들’이라는 단체의 대변인이다.
반면에, 알모도바의 듀마스 복원사업을 지지하는 주민들도 있다.
특히, 과거에 창녀촌을 즐겨 찾았던 남성고객들 중에 지지자들이 많다. 한 때, 듀마스의 고객이었던 54세의 전직 철도 노동자 커트 버튼스 같은 사람이 이 경우에 속한다.
버튼스는 자신이 이 창녀촌에서 50여명의 창녀들과 관계를 가졌다고 말하며, 듀마스 복원사업에 1,500달러를 선뜻 기부했다.
"뷰트가 요즘 변해가는 모습이 마음에 안든다. 옛날 시절이 그립다"
버튼스는 말한다.
그는 요즘, 새벽 2시까지 오픈하는 살롱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알모도바의 재단은 최근들어 큰 재정적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각종 기금모금 사업들이 신통지 않기 때문이다. 얼마전, 듀마스 기금모금을 위한 모터사이클 랠리에는 극소수의 사람들많이 참여했다. 또, 기대했던 세계창녀 재단마저 이 창녀박물관 사업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여름내내 듀마스 복원사업에 동참해 준 창녀는 단 한 명 뿐이었다. 23세의 이 창녀는, 오리건주 포트랜드 소재 ‘쾌락의 궁전’에서 나체쇼를 하면서 듀마스 복원사업에 대한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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