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업전선 젊은이들
▶ 전근대적 분위기등 이유
오렌지카운티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여성 김모(37)씨는 베벌리힐스 소재 미국 회계법인에 다니고 있다. 김씨의 연봉은 4만5,000달러. 김씨는 직장이 먼 관계로 출퇴근이 너무 고생스러워 집 가까운 곳으로 직장을 옮기고 싶어한다. 최근 자동차 계통 한국기업은 김씨의 이력에 만족, 연봉 6만달러를 제시했다. 그러나 김씨의 대답은 ‘오! 예스’가 아니라 ‘노 댕큐.’ 3년전 한국기업에서 근무했던 김씨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경험 때문에 한국기업에서는 다시 일하기를 원치 않고 있다.
세계화 시대를 맞아 미국시장 개척을 위해 남가주에 진출하는 한국기업들이 증가일로에 있으나 한인 1.5세나 2세들 사이에 한국기업 기피현상이 아직도 팽배해 있다.
시장 확대를 위한 기업들의 선결과제는 한국어와 영어등 이중언어 구사가 유창한 직원 확보. 이에 따라 기업들은 이들을 채용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으나 부하 직원들에 대한 일부 간부직원들의 고압적인 자세, 이들을 하인처럼 부려먹는 전근대적 행동등 바람직하지 못한 직장 분위기 때문에 능력 있는 한인 직원들을 잃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대학원을 졸업한 20대 이모양은 연봉 4만달러를 받고 토랜스 소재 운송계통 기업에 입사했으나 3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퇴사했다. 이양이 맡은 일은 간부 비서역. 이양의 퇴사 이유는 업무가 전문적이지 못하고 비서를 소모품으로 취급하는 분위기로 스트레스를 받았기 때문이다.
외국에서 성장, 2년 전에 미국에 이민 온 사이프러스 거주 30대 초반 한인 남성은 어느 정도 영어를 구사하나 미국 직장에 다닐 만큼 완벽하지는 못하다. 그러나 한국 직장에 입사할 마음은 아직 없고 수준에 맞는 미국 직장에 들어갈 생각이다.
풀러튼 소재 고래 에이전시의 한나 김씨는 "전반적인 경기활성화로 일자리가 크게 늘어나면서 한 직장이 평생 직장이라는 직장관을 갖고 있는 젊은 세대는 많지 않다"며 "이들은 급여 외에도 일에 대한 성취감, 실력을 인정받는 분위기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래 에이전시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기업의 의뢰를 받아 직원을 소개하는 업무를 전문으로 하고 있다. 고래 에이전시에 따르면 리스팅에 올라 있는 한인들의 90%가 한국기업 취업을 꺼리고 있다.
J양은 최근 이 에이전시를 통해 샌디에고 소재 한인기업에 이력서를 보내 인터뷰를 마치고 채용 연락까지 받았으나 고민 끝에 다니지 않기로 결정했다. 익숙지 못한 한국직장 분위기에 대한 걱정 때문이었다. 김씨는 "대다수 미국기업들은 기업 성장을 위해 최근 능력 있는 직원들을 어떻게 오랫동안 붙잡아둘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며 "한국기업들이 구태의연한 직원고용 자세를 버리지 못한다면 미국기업들과의 경쟁력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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