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료와 기술 발달로 변형 예상되나 전통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듯
미래의 도시에서 사람들은 주택이 아닌 칸막이에 살지 모른다. 고층빌딩의 빈틈 사이에 주문제작된 좁은 거주 단위들을 끼워 맞춰 상점, 식당, 거주지가 수직으로 솟아있는 각 건물의 외벽은 경관 최대화를 위해 마음대로 구부릴 수 있는 독특한 재질로 만들질 것이다.
이런 칸막이 주거 유닛들은 주문제작된 고급 자동차처럼 일괄제작될 것이고 배관, 환기, 커뮤니케이션 시스팀과 선택사양은 공장에서 설치될 것이다. 주인이 떠나면 이 새로운 주택은 재활용될 수도 있다.
교외라면 방 세개, 화장실 두개짜리 ‘작은 방울’ 모양 주택에서 거주할 지도 모른다. 꿈의 주택은 모양도 자유롭고 색채도 젤리 빈처럼 다양할 것이다. 2025년경, 자유형 주택의 새 시대가 열리면 주택 내부 역시 고무찰흙처럼 유동적이 될 것이다.
이같은 급진적 비전은 흥미를 자아내며 종종 아름답기까지 하다. 그러나 이런 시도들이 종래의 주택을 전반적으로 변형시킬 것인가는 전혀 다른 문제다.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소비자-제품 컨설턴트이며 경향 예측가인 마이클 디킨스는 전통적인 주택의 외관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20년 후, 디킨스는 친숙하게 뾰죽 솟은 지붕, 현관과 함께 예술과 공예에서 영감을 받아 안락하고 넓직한 방갈로 형태 주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그것이 인간의 본질이고 기본이라는 것이다.
의상 디자인과 마찬가지로 전위 건축은 항상 대중시장에서 무엇이 선택될까보다는 무엇이 가능한가를 제시해왔다. 1935년 프랭크 로이드가 설계한 명작 ‘폴링 워터’는 단 한 채 뿐이고 몬산토 역시 1957년 디즈닐랜드에 플래스틱으로 만든 집을 지었지만 단발로 끝났고 다른 혁신적 모델들처럼 급진적 변화를 위한 촉매보다는 호기심으로 작용했다.
그렇다고 디자이너들이 꿈을 꾸기를 그친 것은 아니다. 요즘 컴퓨터 스크린에는 건축가, 웹 회사와 주택 업계가 내놓는 참신한 아이디어들로 넘친다. 장기호황 역시 기반을 제공, 전국주택건설협회조사에 따르면 2000년에 미국의 주택소유주는 67%로 1949년의 55%보다 크게 늘었다. 한편 베이비 부머 세대는 신규 주택을 가장 많이 사들이는 연령층이자 가장 부유한 그룹이다.
극적인 변화를 일으킬 또다른 촉매는 테크놀러지다. 누구도 어떤 변화가 영구적이 될지 또는 테크놀러지가 얼마나 빠르게 진보할지 예상할 수 없지만 컴퓨터의 보조와 정보 혁신 덕분으로 환상의 주택들이 현실로 더욱 가깝게 다가오고 있다. 테크놀러지와 재질의 혼합은 새로운 형태를 가능케 하며 인공지능, 로봇공학과 대량 주문제작을 더하면 디자이너들이 사람이 스스로 환경을 지배하는 새로운 주택의 시대를 상상하는 것도 놀랍지 않다.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MIT 캠퍼스 가장자리에는 실험주택이 건축되고 있다. 수학에서 미지수의 나타내는 기호 n을 붙여 ‘주택-n’이라고 명명된 이 프로젝트에는 MIT 건축대학원, 미디어랩, 공대학, 하버드 의과대학, AARP 등의 연구진이 참가하며 기업 파트너의 명단도 증가하고 있다.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는 47세의 건축가이지 ‘건축 다이제스트’지 선정 세계 저명 건축인 100명중 한명인 켄트 라슨이 진보한 재질과 테크놀러지를 새로운 방식으로 사용하여 지으려는 이 지적인 주택에서 가장 본질적인 점은 젊은이부터 노인까지 거주자의 안녕에 도움을 주려는 점이다.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서 사람들을 창조적이고 생산적으로 인생을 살수 있도록 좋은 디자인과 새로운 재질의 조합을 사용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지요. 건축의 기본 가치, 즉 사회에서 건축의 역할을 다시 생각하는 프로젝트입니다"
거기서 북쪽으로 100마일 떨어진 뉴욕시에서는 환경건축가 마이클 맥다너우가 ‘E하우스 2000’이라는 이름의 미래의 집을 짓고 있다. 아담한 규모에 융통성있고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설계된 이 집은 맥다너우가 자신의 집이자 스튜디오로 사용하려고 짓고 있는 것으로 대나무, 재활용신문지등을 건축재료로 활용했고 태양열은 물론 여름이면 바람이 최대한으로 통하고 습기와 온도가 최소한으로 되도록 창이 자동으로 열리고 닫히는등 에너지효율을 극대화했다.
25년후 주택은 지금과 같을 수도, 25년전과 같을 수도 있다. 그러나 미래주의자의 주택은 기존의 편의시설이나 호화로움의 정의에 더이상 의존하지 않는다. 화강암이 깔린 격조 높은 부엌, 스파 목욕탕, 원형 드라이브웨이 같은 것은 문제가 안된다. 넓기보다는 안전하고, 휘황찬란하기보다는 편안하며 유지하기도 쉬울 것이다.
앞서가는 디자인들이 광범위하게 어필하지는 못할지라도 그중 일부 요소는 분명 살아남을 것이다. 사람들은 칸막이가 아니더라도 더 가까은 거리에서 살게 될 것이고 주택들은 훨씬 진보한 테크놀러지로 무장될 것이다. 의심의 여지없이 테크놀러지는 즐거움과 함께 실용적인 이익도 제공할 것이다.
물론 생소한 테크놀러지는 주택 소유자의 본능적 거부감에 부딪힐 수도 있다. 전자 주택은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되기 이전에 훨씬 복잡해지는 단계를 거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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