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권운동가 3인 피살사건’ 관여한 셰리프요원
’미시시피 민권운동가 3인 피살사건’은 60년대 미국의 민권운동을 가속화시킨 중요한 촉매로 작용했다.
미국을 발칵 뒤집어놓은 이 범행의 핵심인물 중 하나인 당시 셰리프요원 세실 프라이스가 지난 6일 사망, 민권운동 역사는 또 하나의 장을 마감했다.
트럭 운전기사로 일하던 프라이스는 지난 3일 미시시피주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 장비 대여업스의 승강기에서 추락, 두개골 골절상을 입은 후 미시시피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이 대학병원은 피살된 민권운동가 3인의 검시를 위해 프라이스가 시신을 운반한 곳이다.
수 년 전 진 해크먼, 윌렘 드포우가 주연한 ‘미시시피 버닝’이라는 영화는 바로 이 사건을 소재로 한 것이다.
민권운동시대의 가장 잔혹한 범죄 가운데 하나로 기록된 이 사건은 1964년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뉴욕출신의 앤드루 굿먼과 마이클 슈워너, 그리고 미시시피주 메리디언출신의 제임스 채니는 흑인유권자 등록을 받고 있던 흑인교회의 방화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네쇼바 카운티로 향하고 있었다. 굿먼과 슈워너는 백인, 채니는 흑인으로 당시 모두 20대초반이었다.
일요일이었던 6월 21일 아침 네쇼바 카운티 셰리프요원 프라이스는 채니가 운전하던 차를 과속으로 세웠다. 프라이스는 채니, 동승하고 있던 굿먼과 슈워너을 체포, 필라델피아 구치소에 수감했다.
당시 필라델피아는 인구 5,500명의 조그만 마을로 세 사람은 구속 여섯 시간만에 풀려났다. 이들은 무더운 여름밤의 어둠을 헤치고 차를 몰았다. 프라이스는 다시 이들을 따라가 차를 세웠다. 그리고는 이들을 일단의 폭도들에게 넘겼다. 이들은 폭도들에 의해 외딴 길가로 끌려가 구타당한 후 사살당했다. 폭도들은 이들의 시체를 마을 동쪽에 있던 댐부근에 암매장했다.
당시 린든 존슨 대통령의 특별지시로 수색에 박차를 가하던 연방수사관들은 마침내 8월 4일 이들의 시신을 발견했다. 매장장소는 보상금을 받은 제보자가 알려줬다.
민권운동가들의 시신이 발견되기 훨씬 전부터 프라이스의 친구와 이웃들은 그의 사건연루설을 공공연히 얘기했다. 범인들은 KKK단에 소속돼 있다는 사실과 셰리프국장 로렌스 레이니도 연관돼 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레이니, 프라이스, 그리고 다른 공범들은 자신들이 두려울 것이 전혀 없다고 공언하면서 자신만만하게 굴었다. 실제로 당시 미시시피 주검찰은 이들을 기소하지 않았다.
하지만 연방당국이 개입하면서 상황은 돌변했다.
결국 1965년초 레이니, 프라이스, 그리고 다른 16명의 혐의자들은 굿먼등 3인의 민권유린 공모혐의로 기소됐다. 67년 10월 프라이스와 다른 여섯 명은 유죄확정판결을 받았다. 셰리프국장 레이니와 일곱 명은 무혐의로 석방됐고 나머지는 배심원 평결불일치로 풀려났다.
KKK단 리더와 다른 한 명이 최고형량인 10년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6년형이 내려진 프라이스는 4년반을 복역하고 출소했다.
석방된 후 프라이스는 필라델피아로 돌아가 보석상 시계수리공, 마켓 매니저를 거쳐 트럭운전사가 됐다. 유족으로는 부인 코너와 아들 세실 주니어를 두고 있다.
미시시피 주당국과 네쇼바 카운티 검찰은 이 사건의 혐의자들에게 살인죄를 적용하는 것을 최근 재검토하면서 색깔이 노랗게 바랜 당시의 법원서류를 다시 뒤지고 관련자 수십 명을 면담하기도 했다.
"프라이스가 죽지 않았다면 주범으로 재판받을 가능성이 있었다. 또 가장 중요한 증인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사망으로 이 재판은 비극적인 타격을 받았다"
주검찰총장 마이크 무어는 애석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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