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하는 배우, 정치인, 사업가 증가.. 이상형 아내처럼 모든 일 대신 챙겨
아이들 생일 선물을 사는 것은 물론 사업상의 전화도 처리하며 하다못해 이혼까지 뒷수습해주는 사람, 오나가나 마주치면 비명부터 질러대는 팬들의 성화로부터 보호해주고 주차장에서 자리를 양보하라고 누군가에게 100달러짜리 지폐를 찔러주는 일을 하는 사람을 요즘 미국에서 웬만큼 행세한다는 사람은 거의 하나씩 다 갖고 있다.
LA의 저명인사나 뉴욕의 벤처 투자가. 실리콘 밸리의 인터넷 거물등 지난 10년간 이들 ‘개인 도우미(personal assistant)’에 의지하는 사람이 늘어가면서 이 일은 이제 하나의 틈새직업으로 자리잡고 급성장중이다.
LA와 뉴욕에는 협회도 생겨 개인도우미가 되는 법을 안내하는 책, CD-ROM과 강좌까지 제공하고 있다. 뉴욕저명인사도우미협회의 웹페이지는 이상적인 도우미의 자질로 “지구 종말 이후에도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을 꼽고 있다.
개인 도우미는 고객의 삶에 대단히 근접한다. 배우 샐리 필드의 도우미인 케리 캄포스(35)는 샐리 필드가 자기를 사람들에게 소개할 때 자기의 “마누라”라고 부른다고 말한다.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지만 나의 모든 것이랍니다’라고 말하곤 하죠”
사실 미국 사회가 한때 이상적인 아내에게 요구하던 것과 마찬가지로 사려깊게 자기를 희생하며 돌봐주는 도우미에 의존하는 배우, 사업가, 록가수, 미디어회사 간부들은 점점 늘고 있다. 19세기에 ‘시종(valet)’이라 불리는 남자들이 있었다면 오늘날에는 남자 도우미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은 “나도 마누라를 하나 써야겠어”라고 말하곤 한다.
LA 지역에서는 대단히 우수한 개인 도우미라는 평판을 갖고 있는 캄포스는 ‘이글스’ 글렌 프레이의 순회공연을 뒷바라지했고 배우 단 존슨과 멜라니 그리피스의 촬영장도 따라 다녔다. 그리피스와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눈이 맞은 곳에도 같이 있었는데 나중에 두 사람이 이혼하며 정리하는 것도 도와줬더니 갈라선 두 사람이 모두 자기와 같이 가자고 했을 정도다.
보기만 해도 상대방을 매우 편안하고 느슨하게 해주는 분위기의 캄포스는 사람들간의 화학작용에 매우 민감, 어느 도우미가 어느 저명인사와 잘 어울릴지를 족집게처럼 맞추는 능력을 활용하여 부업으로 지난 2년동안 50명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무지무지한 부자가 없었다면 생겨나지 않았을 업종을 대표하는 단체인 LA저명인사개인도우미협회는 결성된지 9년됐는데 최소한 1년간 풀타임으로 저명인사 도우미 일을 한 사람에게 입회자격을 준다. 현재 회원 100명은 음악가, 배우, 저명 정치인과 사업가에게 고용되어 있다.
회장 파티 맥은 일류 배우를 위해 일하는데 모든 사람이 자기에게 대본을 쥐어줄 정도로 주인 못지 않은 권위를 행사하고 있다. 섀런 스톤을 거쳐 요즘은 데니스 하퍼의 도우미로 일하고 있는 브랜든 쿨먼은 “안하는 일이 없다”고 말한다. “다른 사람의 아이를 보낼 캠프를 주선하기도 하고 쓰레기통을 비우기도 하고 세탁소에 가고 저녁식사 예약을 하고 자동차에 개스도 넣지요. 그렇지만 제작자, 감독들의 전화도 받습니다”
캄포스는 26세로 음악계에서 일하던 1992년에만 해도 ‘개인 도우미’란 말조차 들어보지 못했다. 누군가 ‘이글스’의 프레이를 도와줄 일자리를 소개했는데 뉴욕 연주회 일을 도우면 이틀이면 끝날 줄 알았더 일이 결국 2년동안 프레이와 밴드를 뒷바라지로 이어졌다.
이후 단 존슨을 위해 일하다 결국 이혼 뒷수습까지 하게 됐는데 “내 생활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 LA로 돌아와보니 개인 도우미로 일해달라는 전화가 하도 많아 자기가 그 일에 소질이 있음을 깨닫고 다른 누구보다 자기 자신의 개인 생활을 가장 많이 인정해주는 샐리 필드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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