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미디어비평’ ‘5·18’언론 보도행태 비판
광주민중항쟁 21주년을 맞아 MBC TV「미디어비평」은 19일 밤 9시45분 ‘5.18 특집’을 통해 사회의 공기(公器)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포기하고 광주항쟁의 진실을 외면했던 당시 언론의 보도 행태를 비판했다.
’광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신문과 방송의 80년당시 왜곡보도 실상을 공중파방송이 공식 비평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미흡하나마 언론의 ‘자기반성’으로 평가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역사의 뒤안길에 묻혀 있던 과거의 수치스런 자화상을 스스로 드러내 보임으로써 뒤늦게나마 자성의 기회로 삼겠다는 제작 의도는 진행자인 손석희씨의 오프닝 멘트에서부터 그대로 드러났다.
그는 "80년 5월 당시 언론은 광주의 진실에 대해 침묵, 왜곡하고 신군부에 대해서는 찬양으로 일관했다"면서 "폭도들이 일으킨 ‘광주사태’란 이름에서 ‘광주민중항쟁’이란 이름으로 바뀌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고 국민의 ‘알권리’와 언론의 ‘알려야 할 의무’를 모두 포기한 언론을 비판하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신문과 방송이 광주항쟁 3일 뒤인 21일부터 계엄당국의 발표문을 옮겨놓은 듯 "학원소요 주동학생과 현실불만세력이 유언비어를 날조한데 기인한다"거나 "공산주의 배후조종에 의한 폭동"이라고 보도한 사실도 자료화면과 함께 방송됐다.
그러나 쿠데타의 주역이었던 전두환(全斗煥) 당시 국가보위비상대책위 상임위원장에 대해서는 ‘새시대를 영도할 지도자’, ‘새역사의 창조자’, ‘큰바위 얼굴’ 로 칭송하는 데 열을 올리는 등 ‘신용비어천가’로 일관한 언론의 치부도 공개됐다.
손석희씨는 "언론이 진실을 보도했다면 우리 현대사는 달라졌을 것"이라며 "광주의 무고한 시민을 학살했던 작전인 이른바 ‘화려한 휴가’가 언론에는 치욕적인 휴가였다"고 결론내렸다.
신군부의 언론말살정책에 맞서 ‘펜을 꺾을 수는 없다’며 맞서 싸우다 결국 ‘펜을 빼앗긴’ 해직 언론인들은 당시 보도에 대한 언론과 언론인의 사죄와 참회 및 청산을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방송이 나간 직후부터 이튿날인 20일 오전 현재까지 MBC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쇄도했다.
네티즌들은 "당시 언론매체들이 얼마나 치욕스럽게 왜곡보도를 일삼았는지 알수 있었다", "언론이 스스로 반성하고 자기의 치부를 국민들 앞에 보여줬다는 점에 박수를 보낸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광주항쟁을 다룬 당시 방송사의 뉴스화면 자료가 보관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방영되지 않은 점을 들어 "중요한 역사적 자료를 그렇게 관리할수 있는가", "관련자료가 빈약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없지 않았다.
이에 앞서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은 지난 17일 프레스센터에서 ‘5.18과 언론보도’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5.18 당시 광주의 현지상황과 국내언론의 보도 실태를 집중 조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명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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