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무료한 사람들은 정철균씨 (59·남성 의류업체 His Place 대표)에게 신나는 주말 보내기에 대하여 한 수 배울 일이다. 평일보다 더 바쁜 토요일 새벽, 달리기로 주말을 시작하는 그는 오후 녘이면 바다낚시를 떠나기 위해 길을 나선다.
어린 시절, 외삼촌을 따라 다녔던 낚시에의 기분 좋은 추억은 항상 그의 기억의 언저리를 맴돌고 있었다. 그가 아내 산 과부 만들기 딱 좋은 낚시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도 벌써 7년이 흘렀다. 낚싯대 드리우고 ‘어부사시사’ 읊으며 지낸 좋은 세월을 그는 한번도 후회해 본 일이 없다.
1년 내내 다양한 물고기가 잡히는 LA. 요즘 그는 바하 캘리포니아 연안으로 떠나는 참치 낚시에 신바람이 난다. LA에서 저녁 7시쯤 길을 떠나 샌디에고에 도착, 여기서 배를 타고 밤 10시에 항해를 시작하면 다음 날 아침 해뜰 무렵, 멕시코 바다에 도착하게 된다.
7월부터 10월 사이, 바하 캘리포니아 연안에는 멸치들이 가득하다. 은빛으로 반짝이는 멸치는 참치가 아주 좋아하는 미끼. 찌에 산 멸치를 끼워 낚싯대를 드리우면 얼마 지나지 않아 참치가 이를 물어 낚싯대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참치 덩치가 보통 큰가. 때문에 잡은 참치를 끌어올린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보통 25-30파운드, 가끔씩은 40-50파운드나 나가는 것도 있어 본의 아니게 참치와 밀고 당기고 힘 싸움을 벌이게 된다. 한 번은 무려 3시간 반까지 실랑이를 벌인 적도 있다.
그가 이렇게 바다낚시를 다녀온 다음 주말이면 클레어몬트에 있는 그의 집 넓은 뜰에서는 한판 잔치가 벌어진다. 선천적으로 사람을 좋아하는 그는 동네 사람들과 친구들을 초대해 회 뜨고 매운탕 끓여 대접하는 일이 마냥 즐겁다. 생선의 신선도야 말할 것도 없지만 그의 초고추장 만드는 솜씨 역시 참치 파티를 더욱 신나게 만드는 요소이다. 큰놈을 잡았을 때는 2-3일씩 잔치를 벌이고도 남아 손님들에게 바리바리 싸주기도 한다. 그가 이렇게 어부 노릇을 자처한 지도 꽤 시간이 흘렀다. 이제 친구들은 그가 언제쯤 낚시를 떠나나 눈을 반짝이며 기다리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눈을 감고도 LA 근교 바다의 어획 지도를 그릴 수 있을 정도이다. 샌타바바라 연안에서는 라카드, 산타모니카 해변에서는 광어, 좀 멀리 모로 베이에서는 알바코어 튜나, 그리고 맘모스 위의 락 크릭 호수에서는 송어가 많이 잡힌다고 한다. 이번 주말에는 바다 농어를 잡으러 뉴포트 비치에 갈 예정이라 벌써부터 그의 마음은 풍선처럼 부풀어 있다.
온전히 한 곳에 몰입해 본 사람들은 무아의 경지를 맛본다. 정철균씨에게 있어 그 대상은 낚시. 낚시로 인해 그의 인생은 참 살만한 것이 됐다. 몸과 마음이 함께 건강해지고 10년은 젊어 보인다는 기분 좋은 인사를 자주 듣는 것 역시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거저 주어지는 선물일 게다.
<박지윤 객원기자>jy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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