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소 대여업 성업...1에이커 풀먹어 치우고 700댤러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에 살고 있는 재클린 파버의 집 뒷마당에는 최근 약 40마리의 염소들이 야생 블랙베리 등 무성한 잡초들을 열심히 뜯고 있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염소들이 파버의 소유가 아니라 돈을 내고 임시 고용한 것이다. 목적은 산불 위험성이 많은 잡초를 제거하기 위해서다.
염소들을 산불 예방에 동원하는 것은 지난 1991년 오클랜드-버클리 지역을 잿더미로 만든 대화재 이후 보편화됐다.
"염소들이 산불 위험성이 많은 잡초들을 깨끗하게 먹어치우는 것을 바라보면 마음이 놓인다. 마치 땅이 움직이는 것 같다." 파버의 말이다.
요즘 샌프란시스코 주변 구릉지대들은 염소들의 잡초 뜯는 소리로 요란하다.
11월 우기를 앞두고 바싹 마른 낙엽처럼 건조한 이 지역에서 염소들이 떼지어 풀을 뜯는 모습은 이제 눈에 익숙한 풍경이 됐다.
오클랜드 초등학교 교사 리처드 톰슨은 "마치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나 줄리 앤드루스가 노래를 부르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을 연상케 한다"고 말한다.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이스트베이 지역은 염소들을 산불 예방수단으로 가장 많이 동원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산불은 주민들의 뇌리를 항상 떠나지 않는 걱정거리다. 특히 10월에는 건조한 날씨가 계속 이어져 구불구불한 도로를 따라 나타나는 전광 표시판에는 "오늘 화재 위험 가능성: 높음"이라는 메시지가 명멸한다.
매년 이맘때면 센트럴 밸리에서 불어오는 건조한 바람이 계곡을 통과, 서쪽 경사면을 따라 이동한다.
건조상태는 극에 달해 전기톱등 나무, 잡초를 자르는 정원도구의 스파크나 마른 풀 위에 주차된 차에서 나오는 열로도 발화될 정도다.
10년 전 이달 여기에서 발생한 대화재는 25명의 귀중한 목숨을 앗아갔고 무려 3,200채의 주택과 아파트를 불태웠다.
독초를 포함한 빽빽한 수풀과 가파른 지형은 사람의 접근을 어렵게 하는 것은 물론 트랙터와 동력 제초기도 무력하게 만든다.
"화재발생을 막기 위해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도구를 동원해야 한다. 여기에는 염소도 포함된다." 월넛 크릭의 소방전문가 캐롤 라이스는 말한다.
1991년 대화재 전에도 염소는 잡초 제거에 종종 이용됐었다. 하지만 까다로운 지형의 수풀을 제거하는 것이 화재 예방의 기본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염소의 인기도 높아졌다. 염소를 화재 예방책으로 동원하는 대표적인 기관으로는 이스트베이 공원관리국, 오클랜드시,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들이다.
화재예방에 이용되는 염소들을 공급하는 업체도 현재 네 곳이 성업중이다.
이 가운데 ‘고츠 알 어스’(Goats R Us)는 지난 1995년 염소 54마리로 출발했는데 지금은 무려 4,000마리로 늘어났다.
염소를 동원해 잡초를 제거하는 비용은 에이커당 700달러로 사람을 고용하는 것보다(1,000달러)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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