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행복을 느끼는 순간들이란 바로 이럴 때이다.
정말로 재미있거나 감동적인 책을 읽을 때, <닥터 지바고>처럼 푹빠져 감상할 수 있는 영화와 만날 떄, 사랑하는 사람과 따뜻한 체온을 나눌 때, 옷이나 악세서리 고르러 다닐 때, 크리스마스 파티 갈 때, 예기치 못한 수입이 생겼을 때, 여행 가서 먹는 브런치, 잡념 없이 TV 쇼나 드라마를 볼 때, 아열대 지방 해변에서 선탠하며 소설책 읽을 때…
어휴, 열거하자면 한이 없을 것 같다. 내 경우에는 순간순간 포착되는 행복감을 최대한 즐기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흔히들 취미가 뭐냐고 할 때 독서와 영화라고 하면 무슨 이력서용 대답이냐고 진부하다고 할 테지만 진짜로 가장 행복할 때가 마음에 드는 책이랑 영화 볼 때다.
비행기로 장거리 여행 할 때도 잠을 거의 안 자고 (아니, 못 자고) 그 동안 바빠서 읽지 못 했던 책들을 읽고는 한다. 두 세권 연달아 읽고 나면 어느덧 내릴 시간이 된다.
비행기 안에서 작은 독서 등을 켜고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비행기 창으로 동이 터오는 창공을 바라보는 것은 내 행복 리스트 중의 하나이다.
과연 어떤 사람들이 행복할까? 돈이 많으면 많은 대로 그걸 지키느라 골머리가 터지고, 직원이 많은 회사 사장은 또 그네들의 생계까지 책임져야 하므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청소년들이 동경하는 대중 스타는? 겉으로는 대단히 화려하고 돈도 많이 벌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엄청난 중압감으로 다시 대마초에 손을 댔다는 싸이를 보라. 톱스타 자리에서 잘못된 만남으로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황수정의 경우도 그렇고. 자기 관리에 치열하지 못하면 인기의 거품만큼 허망해지기 십상인 게 대중 스타들이다.
내 생각엔 진짜 행복한 사람들이란 하루하루 감사하며 남과 비교하지도 않고 자족하며 살아가는 자연인이 아닌가 싶다.
행복은 어디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발견’이고‘결심’이다. 즉, 마인드컨트롤을 통해 쓸데 없는 허영과 탐욕을 벗어 던지고 일상의 기쁨에 눈 뜬,‘심플 라이프’를 실행하는 사람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버트런트 럿셀이 자신의 책 <행복의 정복>에서도 강조했지만 행복을 막는 가장 큰 요인은 남과의 비교이다.
사회가 복잡해 질수록 자기 주관을 잃지 않고 기품과 욕심들을 제거해 가뿐한 인생을 만드는 게 행복의 지름길이 아닐까. 나 역시 매일매일 비워내고 가벼워지는 연습을 하고는 한다.
약속을 하면 칼같이 지켜야 하고 계획 세운 것에서 조금만 어긋나도 안달하는 성격탓에 항상 느긋해지는 연습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집요걸’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어떤 한면에는 집착하는 성격을 고치려고 애를 쓰기도 한다.
요즘은 경쟁의 대열에서 벗어나 편하게 이완되어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 설령 마이너리그, 혹은 비주류로 떨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바람 햇빛 달빛 공기 등을 음미하며 내밀한 기쁨들을 많이 안고 떠나고 싶다.
성공한 사람보다는 나만의 추억과 향기로운 비밀이 많은 사람이 되고 싶다. 좋은 책들과 영화를 보고, 다양한 음식과 나라를 맛보며, 그때 그때의 충만함을 간직한 풍요로운 삶을 꾸려가는 게 내 인생의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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