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김현주(23)가 브라운관의 차세대 주역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김현주는 지난해 SBS TV 주말극 <덕이>로 가능성을 인정 받은 데 이어 올 들어 MBCTV 주말극 <그 여자네 집>과 대하 사극 <상도>를 통해 만만치 않은 연기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그는 시대극 현대극 사극 등 다양한 장르에 연달아 출연하는 비상한 연기 행보를 보여준다. 자신 있는 이미지만을 꾸준히 ‘팔아 먹는’ 신세대 스타의 일반적인 경향과는 반대의 길을 고집한다.


마치 연기 시험대에 올라 있듯 숨 가뿐 연기 행진이다. 이런 그에게 방송가는 ‘신세대 연기자 중 단연 으뜸’이라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운다.


♥ 사극 첫 도전 <상도>의 ‘다녕’




매우 복잡한 캐릭터다. 겉보기엔 송상 최고 거부 박주명(이순재 분)의 후계자로 탁월한 상술을 발휘하는 여인이지만 많은 아픔과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박주명의 며느리였다가 남편을 잃은 뒤 딸처럼 지내게 되지만 그의 무자비한 상술에 반감을 지닌다. 게다가 박주명을 철천지 원수로 여기는 임상옥(이재룡 분)과 슬픈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


한마디로 총기 다정함 슬픔 등을 한꺼번에 지녀 복잡한 내면 연기가 필요한 인물이다.


김현주는 “사극이 처음인데다가 캐릭터도 결코 단순하지 않아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걸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그여자네 집>에서 그가 보여준 연기를 생각하면 <상도>에서는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 하지만 그는 “이제 워밍업이 끝났다”며 확실히 달라지는 모습을 기대해 달란다.


♥ 현주는 ‘얼음공주’?

김현주는 브라운관에 비치는 털털하고 다정다감한 이미지와는 달리 평소에는 냉정하고 차가운 여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그에게 붙여진 별명은 ‘얼음공주’. 그 역시도 ‘차갑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한다.


김현주는 “생각이 많아서”라고 설명한다.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드는 걸 좋아해서 다른 사람이 끼어 들 여지가 적다는 것. 친한 사람 몇몇을 제외하고는 차갑게 느낄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그런 점 때문에 <그 여자네 집>의 파트너 이서진은 한동안 “인사하고 나면 말 한마디 없다”며 답답함에 가슴을 치기도 했다.


김현주의 눈도 털털함과는 거리가 있다. 웃고 있어도 그의 눈에는 슬픔이 담겨있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말 가만히 뜯어 보니 슬픔이 배어 있는 것 같다. 마치 이제 막 큰 아픔을 겪은 듯. 하긴 그런 점이 있으니 발랄한 이미지와 애잔함이 깃든 연기가 동시에 가능하겠지.


♥ 파트너 복은 없는 편이다?

장동건 원빈 등‘꽃미남’ 톱스타와 파트너를 이룬 적이 없는 점에선 그렇다고 할 만 하다. 김태우(덕이) 이서진 이재룡(상도) 등은 꽃미남도 아닐 뿐더러 폭발적인 인기를 부르는 연기자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대부분 임자 있는(?) 남자들.


김현주는 정색을하고 손사래를 친다. 다들 최고의 파트너로 손색이 없다는 것. 그는 “매너 좋고 파트너 배려도 확실하고 연기력도 탁월하다. 그런데 뭐가 더 필요한가”라며 “내가 ‘꽃미녀’가 아닌데 꽃미남 파트너가 어울리겠냐”고 반문하기까지 한다.


그는 “실은 내가 술을 좋아하는데 세 사람 모두 연예계 소문난 주당들이라 좋다”고 재미 있는 한 마디를 덧붙인다.


술을 좋아한다고? 얼음공주가? 김현주는 양주 두 병 주량을 자랑하는 김태우와 대작해서도 당당히 승리를 거뒀다고 자랑한다. 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