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최후의 구원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제임스 햄에게 현재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한때 그에게 법이라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었던 곳에서 변호사를 개업할 것이기 때문이다.

27년 전 캔사스출신의 마약딜러 햄과 그의 친구는 마약을 사려던 두 사람을 애리조나주 투산인근의 사막으로 유인했다. 햄과 친구는 마약을 파는 대신 이들이 갖고 있던 돈을 빼앗고 두 사람을 모두 총으로 쏴 죽였다. 나중에 경찰에 체포된 햄과 공범은 1급 살인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최저 25년, 최고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현재 53세인 햄은 법조계에서 드문 ‘살인유죄판결을 받은 변호사’가 되려하고 있다.

대부분의 주에서는 전과자가 변호사가 되는 것을 허용하고 있지만 살인을 저지른 사람에게 변호사개업을 허용한 주는 아직 없다.

17년 6개월을 복역한 후 지난 1992년 가출옥한 햄은 1997년 법대 학위를 받고 2년 후 애리조나주 변호사시험에 합격했다. 햄은 지난 달 가출옥상태에서 완전히 풀려나 변호사 자격증취득에 한 걸음 더 접근했다. 공법 갤런드 웰스는 25년을 만기복역하고 2년 전 가출옥한 상태다.

변호사를 개업하기 위한 거의 모든 법적인 조건을 갖췄지만 유명 변호사들을 비롯한 커뮤니티의 반대가 심해 햄이 실제로 개업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나의 변호사개업여부는 당국에 달렸다. 어쩌면 허락할 것이고 어쩌면 반대할 것이다"

53세의 아내 도나와 템피에 살고 있는 햄은 최근 자택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담담하게 말했다.

도나는 카운티 법원 전직 판사로 교도소 방문때 복역하고 있던 햄을 처음 보았다. 만난지 6년 후 결혼했다. 그리고 햄은 도나와 결혼한지 5년 후 출옥했다.

햄은 23세의 윌라드 몰리의 뒤통수에 .38구경 권총으로 여러 발의 총격을 가해 살해한 혐의로 유죄평결을 받았다. 햄은 당시 자신이 마리화나 및 다른 마약의 상습복용으로 합리적인 사고력이 결여된 마비상태였다고 주장했다.

"나는 올바른 일을 하는 것만이 내 정신을 정상으로 보존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당시에는 몰랐었다. 하지만 내가 유죄를 인정하면서 깨닫기 시작했다"

햄은 말한다.

복역하던 주립교도소는 그의 교회가 됐고 교실이 됐으며 강의실이 됐다.
햄은 독서, 요법강좌, 재소자 교육과정등을 통해 접할 수 있는 모든 지식을 머리속에 차곡차곡 쌓았다. 노던 애리조나 대학이 제공하는 학사과정을 밟았다. 평점 3.964의 우수한 성적을 기록하면서 응용사회학을 이수했다.

판사로, 나중에는 교도소개선을 위한 지역단체 ‘미들 그라운드’의 책임자로 일하던 아내 도나에 자극받아 법에 대한 관심을 갖게됐다고 햄은 밝혔다.

햄은 도나가 교도소로 가져온 법률서적들을 읽기 시작했다. 법률자문을 해달라는 동료 복역수들의 부탁이 뒤따랐다.

햄이 가출옥할 무렵 그는 아내와 이미 재소자 우편물처리, 방문권리등과 관련, 주교정국을 상대로 한 여섯 건의 연방소송에 관여하고 있었고 이들 소송은 교도소 규칙의 수정을 가져왔다.

햄은 현재 변호사 자격증을 신청중이다. 하지만 극복해야 할 난관은 아직 남아있다. 가장 힘든 것은 커뮤니티의 반대다.

"햄이 지금은 다소 뉘우치고 있다. 그러나 피해자 및 가족들에게 엄청난 비극을 초래한 살인을 저지른 사람을 변호사로 받아들이려면 우리는 그 자격기준을 낮춰야 한다. 그럼 다음에는 누구인가. 강간범, 아동 성추행범도 받아들여야 하는가"

피닉스에서 개업하고 있는 변호사 댄 크래치올로는 격앙된 어조로 반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