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보물]
▶ 곽상희 시인의 ‘한성표 화백 작품’
"이 작품을 가만히 들어다 볼 때마다 기계 문명속에서 고통을 겪는 인간이 꿈꾸는 은총의 세계가 보입니다."
시인 곽상희씨가 가장 아끼는 보물은 뉴욕에서 활동하다 타계한 고 한성표 화백의 작품이다. 한 화백이 99년 타계한 뒤 한 친척이 곽씨에게 전해줬다는 이 그림은 한 화백이 제2의 작품 세계로 본격 접어들었던 1991년에 그린 ‘무제’이다.
"그분의 작품은 회화적이면서도 영혼이 추구하는 신앙이 서정 깊게 깔려 있습니다. 제가 추구하는 시의 방향과 일맥상통하지요"라고 말하는 곽 시인은 한 화백과 남다른 인연을 가지고 있다.
"98년 한 남자분이 제가 1997년 쓴 ‘헌시’를 읽고 큰 감명을 받았다며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잠시 후 이분이 한 화백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당시 한 화백은 가장 사랑했던 아내를 잃고 작품을 더 할 수 없는 절망적인 상태였습니다. ‘자신을 위해 쓴 시’라고 말하는 그분과의 대화는 밤새도록 이어졌으며 그 후 작품 활동을 다시 하는 모습을 보게됐습니다."
한 화백의 부인은 이명숙씨로 90년 초 소호 브로드웨이에서 이명숙 갤러리를 운영했었다. 당시 이씨는 잘되던 비즈니스를 접고 남편을 위해 화랑을 개업, 한 화백의 작품활동을 적극뒷받침했다. 그러나 이명숙씨는 화랑이 성황리에 운영되던 1998년 위암으로 작고했다.
’돌아서서 부끄럽지 않는/ 목숨 바치고 싶었다/ 너에게/ 피땀 어린 저문 가을 녘/ 한기(寒氣)에 떨며/ 돌밭 한 귀퉁이 피어 있는/ 들풀의 의미 나 알고 싶었다...’ 고 시작하는 이 시는 부인을 따라 1년 뒤 타계한 한 화백의 관속에 안장됐다.
곽 시인은 "내가 소장한 작품은 아름다운 부부애를 보이며 살다간 한 화백 부부와 함께 고독에 잠겨있는 인간세상에서 영혼이 추구하는 신앙심을 떠오르게 한다"고 말한다.
곽 시인은 영국, 스페인 등에서 한국문학에 대한 강연과 시 낭송을 갖는 등 국제적인 여성시인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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