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오클랜드에는 두 가지의 신기록이 어디까지 진행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선 나쁜 것부터 살펴보자.
올해 오클랜드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은 4일까지 77건에 이르렀다. 지난해 같은 기간중 범죄로 희생된 사람이 61명이었던 것에 비교한다면 25%나 늘어난 수치이다.
지금 오클랜드는 과거 이스트 팔로알토가 누렸던 ‘살인 도시’의 악명을 뒤집어쓰고 있다.
시민단체와 교회들이 나서 범죄추방을 위한 퍼레이드와 기도회를 여는 곳에서 불과 서너 블록 떨어진 곳에서 살인사건이 여러번 일어나 충격을 주었다.
현재 700여명의 경찰을 보유중인 오클랜드시는 제리 브라운 시장의 주장대로 향후 5년간 경찰관 100명을 증원한다는 법안을 의회에서 통과시켰다. 그러나 세금인상에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의 반발을 뿌리치고 오는 11월 선거에서 법안이 통과될지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브라운 시장 취임 이래 활력이 넘치던 오클랜드의 이미지가 급증하는 살인사건으로 먹칠하고 있다.
불경기가 심화되면서 마약과 관련된 살인사건이 늘고있다고는 하나 이같은 강력범죄를 바로잡지 못하면 다시 예전의 ‘죽음의 도시’로 되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암울한 상황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오클랜드 A’s는 4일 저녁 오클랜드 콜리시움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캔사스 시티 로얄스를 12:11로 물리치고 20연승이라는 찬란한 금자탑을 세웠다.
이는 아메리칸 리그에서 1916년 뉴욕 양키즈사 세운 19연승 기록을 갈아치운 88년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날에는 오클랜드에서 올들어 77번째 살인사건이 일어난 날이기도 하다.
A’s는 튼튼한 재정도, 화려한 스타 플레이어도, 열광적인 팬도 부족한 팀이었다.
더구나 팀의 간판타자였던 제이슨 지암비마저 뉴욕 양키즈로 떠나 타력의 열세를 걱정했다.
가난한 시의 재정을 상징하듯 구단도 그다지 넉넉하지 못해 A’s팀 선수들의 페이롤은 메이저리그내 구단중 최하위 수준이다.
오죽하면 A’s의 마크 멀더와 배리 지토, 팀 허드슨 등 3명의 ‘에이스급’ 투수의 연봉을 합쳐도 박찬호 1명의 연봉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팬들의 성원은 어떤가? 다리 하나 건너편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팀을 구경하기 위해 올해 시즌티켓이 2만5천장이 넘게 팔렸다.
그러나 오클랜드 A’s는 시즌티켓을 고작 9천여장 판매하는데 그쳤다.
공부로 치면 A’s는 뛰어난 교사도, 열성적인 학부모도, 머리 좋은 학생도 없지만 성적은 최고로 올리는 학교인 셈이다.
그 원동력은 무엇인가? 모두들 A’s 선수들의 ‘헝그리정신’을 꼽고 있다. 무명의 선수들을 가능성 하나만으로 뽑아 마이너리그부터 훈련시킨 투자가 지금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2002년 월드컵 본선에서 단지 ‘1승’에 목말랐던 한국 축구가 4강까지 올랐던 것에 비견되는 A’s의 놀라운 투혼이다.
오클랜드가 A’s의 영광에 걸맞는 도시로 다시 태어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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