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손에서 호텔 두곳 운영까지 김대인 사장 이민스토리
“1981년 유학 길 주머니에 달랑 100달러가 있었고 뉴욕에 도착해서 주머니를 뒤져보니 60여달러가 남았습니다.”
라구나비치 소재 라구나 브리사스 스파 호텔(베드 66개)과 모레노 밸리 홀리데이인(베드 151개) 두 곳을 운영하는 김대인(45) 사장은 ‘자금이 없어도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산증인중의 한 명이다.
“오늘날 여기까지 온 것은 땀과 눈물, 아내의 든든한 정신적 뒷받침,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하나님의 은혜로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지난해 8월과 올 7월에 1,000만달러가 넘는 두 호텔을 인수한 김 사장은 미국 생활 21년을 뒤돌아보며 이렇게 한 문장으로 요약했다.
뉴욕서 한달 지내고 LA로 곧장 온 김 사장은 집도 절도 없어 학업은 뒤로 미루고 교회 골방에서 유리, 생선가게를 전전하며 그야말로 생존하기 바빴다. 브로드웨이와 51가 리커에서 스탁하는 일도 했다. 여기까진 갓 이민 온 한인이 흔히 거쳐갈 수 있는 경로 중의 하나다.
83년 타고난 근면성과 끈기를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차 세일즈맨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실력을 과시했다. “그 당시 제 가격을 따라 올 사람이 없었습니다. 탑 세일즈를 도맡아 했으며 상상하지 못한 월 5,000달러의 ‘거액’을 만지기 시작했습니다.” 김 사장은 세일즈 2년만에 토랜스에 집을 구입했다.
여기서 그의 인생의 물줄기를 확 바꿔 놓은 사람이 등장한다. 사업을 권고한 이 사람으로부터 인생의 쓴맛을 한껏 맛보는 시련과 함께 기회로 통하는 길을 본 것이다.
“반품돼 창고에 오랫동안 묵힌 청바지를 반값으로 줄 테니 사업을 시작하라고 해서 마음이 들떠 집을 팔아 수만달러어치의 그 물건을 인수했습니다.
이 물건을 트럭 수대에 나누어 싣고 샌호제로 멕시고 국경지대로 팔러 돌아다녔습니다.” 결론은 대 실패였다. 한 벌당 25센트에 막 팔아치우고 4,000달러를 손에 쥐고 나니 허탈해졌다.
“지금 생각하니 그 분이 나를 속였으나 어떻게 보면 사업의 ‘스승’이 된 것 같다”며 담담하게 미소지었다.
89년부터 97년까지 멕시코 국경지대 칼렉시코의 아웃도어 스왑밋 장사는 김 사장 인생사에 있어서는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부분이다.
국경지역에서 LA 다운타운 자바시장까지 왕복하며 오로지 좋은 물품을 구하러 새벽 2시에 일어나 뛰었다. 한때 피어나려던 비즈니스가 주변 ‘거상’의 질투로 다운타운 공급업자로부터 물품 공급길이 막혔다.
89년과 90년은 최악이었다. 빚도 7만달러로 늘어 빚쟁이들의 독촉도 심했다. 딸 안젤라를 임신한 부인이 화씨 115도 폭염에 과로로 쓰러졌다. 페이먼트 밀린 차도 차압당했다.
시련은 인간이 견딜 만큼만 오는가. 이런 김 사장에게 92년 기회가 왔다. 주변 상인들이 장사가 안 된다며 칼렉시코를 뜨기 시작한 것. 경쟁이 약해지고 막힌 물품 공급로를 개척하면서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다
제일 좋은 터를 얻어 사업이 승승장구 하던중 멕시코 깊숙이 사업을 확장하다 페소 파동을 만나 수십만달러를 잃었다. 그러나 초기 청바지로 인해 수만달러를 잃은 것에 비해 훨씬 타격이 적을 정도로 부를 축적했다.
97년 국경 스왑밋 장사를 접고 자신의 대학 전공인 호텔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샌디에고 컴포트인과 놀콕의 하워드 존스를 잘 운영한 후 매각, 현재의 라구나비치 호텔과 모레노밸리의 홀리데이 인을 인수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탄탄한 가정과 특유의 근면성이라는 ‘복’을 소유한 김 사장의 아메리칸 드림은 어쩌면 지금부터 시작일지 모른다.
<문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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