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렌지 카운티 바닷가 부촌에 무숙자 몰려 안전하고 인정많고 쾌적해 숫자 점점 증가
이 되어도 오갈데 없는 이들, ‘홈리스’라면 많은 사람들이 LA나 샌타애나 다운타운 지역 거리에서 담요를 뒤집어 쓴 채 웅크리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처럼 무숙자의 대부분은 내륙지역 가난한 도시의 보호소나 싸구려 모텔에 옹기종기 모여 지내지만 요즘은 오렌지카운티의 부유한 해변가 도시에서도 심심치않게 눈에 띈다. 눈에 띄는 정도가 아니라 자꾸 늘고 있다.
현재 오렌지카운티의 무숙자는 약 2만3000명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작년보다 17%, 5년전보다는 100% 증가한 숫자로 그중 수백명은 샌클러멘티부터 헌팅턴 비치까지 남가주 골드 코스트의 고급 주택가에 조용히 둥지를 틀고 있다.
태평양이 내려다보이는 경치 좋은 절벽 위에 캠 핑 온 것처럼 텐트를 치기도 하고, 프리웨이 교각 사이 덤불 속, 유원지 호텔 비상구 앞에서 밤을 보내는 것이다.
모든 것이 널찍하고 깔끔한 이곳 주민들에게 무숙자가 늘어난다는 사실은 결코 유쾌한 소식이 아니지만 이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에는 일리가 있다.
멋진 경치와 깨끗하고 안전한 거리에 부유한 주민들은 버리는 것도 많을 뿐만 아니라 인정과 친절 또한 더 여유가 있다는 것으로 대나 포인트, 샌 후안 카피스트라노, 샌 클러멘티 지역 홈리스들을 돕는 ‘패밀리 어시스턴스 미니스트리즈’ 대표인 마리 콜랜드는 “나 같아도 와츠 보다는 샌클러멘티에서 거지로 살겠다”고 말한다.
이 지역 무숙자들은 거의 대부분이 백인이고 이 지역에 연고를 가진 이가 많다. 이 지역을 찾는 백만장자들과 마찬가지로 이들도 이 지역의 좋은 날씨와 낮은 범죄율, 친절한 다운타운 가게들 칭찬에 침이 마르지만 이들 역시 수영객을 위한 바닷가의 공공 샤워 시설과 이런 저런 허드렛 일거리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의 무숙자 숫자는 80만~100만을 추산한 1996년 연방조사가 최신 통계인데 이후 주택가격이 급등하고 경기가 악화, 그 숫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무숙자의 3분의 2 가량은 혼자 사는 남자로 4분의 3은 정신병이나 마약, 알콜 중독 같은 문제를 갖고 있다.
오렌지카운티 해변을 배회하는 무숙자들 역시 그 패턴에 들어맞는 사람들로 공원이나 교회, 식당등에서 제공하는 무료 급식에 모인 사람들의 대부분은 알콜이나 마약, 정신병 때문에 가족들을 떨치고 나온 남자들이다. 아이가 딸린 여자들은 최우선적으로 긴급 주거 보조를 받는다.
오렌지카운티 해변가 도시들에는 저마다 다른 무숙자 문화가 있다. 샌클러멘티는 부지런하기만 하면 탁 트인 경치가 기가 막힌 해안 절벽가에 안전한 거처를 마련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곳은 장차 수백만달러짜리 저택이 들어설 예정이다. 가장 맛있는 식사를 제공하는 곳은 카피스트라노 비치의 교회들이다.
라구나 비치에선 ‘빅 짐’ 듀런드(43)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 안전하게 숙식을 해결할 곳, 적선하라는 표지판을 가장 감동적으로 쓰는 법, 구걸 수입이 가장 짭짤한 길모퉁이, 이들 사이에서 ‘봄 방학’이라 불리는 30일 구류형을 피하는 방법등을 동료 무숙자들에게 자세히 가르쳐 줌으로써 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 내 노숙자들의 ‘대부’ 역할을 하고 있는 빅 짐은 치과 치료할 때가 되면 감옥에 들어갈 정도로 능란하다.
물론 라구나 비치 경찰이 이들을 보는 눈은 고울 리가 없다. “지나가는 부녀자들에게 돈을 요구하고 줄 때까지 길을 비켜주지 않는다”고 말하는 대린 레니이 사전트는 실직등 정당한 사유로 무숙자가 된 사람도 있지만 그보다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거절하고 제멋대로 마약이나 하려고 해변가에서 사는 사람이 더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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