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바인 사람들 유니온 뱅크 오렌지카운티 공항 지점장 김일란씨
▶ 어바인 한인학부모회장, 공립학교재단 이사등 커뮤니티 봉사에도 앞장
김일란씨(46)는 존 웨인 공항 건너편에 자리잡은 유니온 뱅크 오렌지카운티 공항 지점에서만 22년을 근무하며 이 지역에서 살아온 어바인의 한인 올드타이머. 서울서 이대부고를 졸업하자마자 이민, 칼 폴리 포모나 재학중 BOA에 들어가 1980년에 당시 캘리포니아 퍼스트 뱅크이던 이 지점에 론 오피서로 스카웃 된 이후 은행 이름도 몇차례 바뀌었고, 건물도 몇번 리모델을 거치는 세월 동안 김씨도 지점내 여러 직책을 거쳐 지난 87년부터 지점장으로 승진했고, 이 지점을 예금 1억1000만달러, 대출 4500만달러로 유니온 뱅크의 240개 지점중 10위 규모로 키워냈다. 반경 1마일 이내에 자리잡은 20여개의 은행중 가장 오래된 이 지점은 5000개쯤 되는 구좌중 비즈니스 고객이 70%로 굵직굵직한 구좌가 많고, 전화로 처리되는 업무가 70%에 달한다. 5% 미만이지만 한인 손님들도 꽤 있다.
김씨가 그동안 본점 근무 권유는 물론 타 은행들의 스카웃 제의도 수없이 받아왔지만, 20년이 넘게 한자리에서, 샌타애나까지 2개의 지점을 책임지고 있는데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그 첫 번째는 대부분 그 지역 주민인 고객들 때문이다.
“손님들이 발전하는 모습을 볼 때 은행원으로서 기쁨과 만족을 느낀다”는 김씨는 고객의 비즈니스는 고객 혼자가 아니라 은행과 같이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손님을 개별적으로 만나는 것은 기본이고 그 업체도 자주 찾는다. 이제는 방문해보면 스테이트먼트가 따로 필요 없을 정도로 규모를 척 파악해낼 수 있게 됐다.
20년을 한 자리에서 맞이하다 보니 이젠 웬만한 손님들의 가족은 물론, 행원들이 “차라리 카운슬러를 하는 것이 어떠냐?”고 할 만큼 사적인 고민들까지 터놓고 지낼 정도가 됐다. 알리지 않고 휴가라도 가면 웬일이냐고 챙기는 손님들이 많은 것은 김씨가 그만큼 손님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 그래서 이 지점에서 손님들의 불평하는 전화는 모조리 지점장 차지다. “저는 불평하는 손님이 오히려 고마워요. 아무 말 않고 다른 은행으로 가버리는 손님이 더 많은데 말이라도 해주시니 감사하죠”
그러나 김씨에게 지금까지 가장 어려웠고, 또 여전히 극복중인 문제는 현재 19명인 부하 직원 관리다. 재일교포 출신 한인 수잔 홍(57)씨를 비롯, 페르샤계, 필리핀계, 아일랜드계, 일본계등 다민족 남녀노소 직원들을 지휘하면서 전반적으로 직업윤리 의식이 약화되고 세일즈와 실적이 강조되면서 팀웍, 공동체 의식이 없어지는 분위기, 계속 변화하는 금융 환경, 업무 환경에 따르려 하지 않거나 솔직하지 못한 사람들 때문에 속상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도가 텄다.
“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달라 보이잖아요. 내가 먼저 변화하고 앞장서면서 이끌다보니 나아지더군요. 그런데 사실은 제가 밖에서는 ‘드래곤 레이디’로 소문나 있어요. 제 할 일은 다 해놓고 큰소리를 치니까 흠을 잡히지 않는다고요”.
7년 이상 장기 근무한 직원이 대부분이고 이직률이 10% 미만인 이 지점을 김씨가 고수하는 두 번째 이유는 남편 차진옥씨와의 슬하에 둔 올해 7, 8학년인 남매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보다 나은 교육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라면 항상 부족한 시간을 모두 바쳐 뒷바라지하는 김씨는 아이들 학교, 교회에서 자원봉사하는 것은 물론, 1997년에 어바인에 한인학부모회가 생겼을 때부터 관여했다. 작년부터 회장으로 지난 5월에 연 청소년 음악회에서 모금한 1만달러를 어바인공립학교재단에 기증했으며 올해부터는 3년간 어바인 교육구를 경제적으로 후원하는 이 재단의 이사로 봉직하고 있기도 하다. “각 학교 한인학부모회가 개별적으로 활성화되도록 지원할 방침이고요, 청소년 음악회 수준을 높이는 것이 현재의 목표입니다”.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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