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시티 고교 한인학부모회 전 회원들
자녀들 졸업 후에도 계속 모임 갖고 친교
사람들이 살면서 친구를 사귀게 되는 경위는 다양하다. 어릴 적 한 동네에 살던 친구, 같은 학교에 다니던 친구, 직장에서 만난 친구등은 누구에게나 있을 법 하지만 성인이 되어서, 그것도 멀리 다른 나라에 이민까지 와서 새로 마음이 통하는 친구를 갖게 되기는 쉽지 않다. 뭔가 공통점이 있어야 다리가 놓이기 때문일 것이다.
어바인의 유니버시티 고교 한인 학부모회에서 활동하던 주부들은 자녀에 대한 사랑을 공통분모로 친구가 된 경우라고 하겠다. 오로지 학부모회에서 만나서 알았을 뿐이지만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난 다음에도 서로 그리워서 지난 2년동안 한 달에 한번씩 모여 왔기 때문이다. 학부모회에서 같이 활동하던 때부터 따지면 7년째 만나오는 사이로 이제 뿔뿔이 전국으로 흩어져 대학에 간 아이들중 몇 명은 졸업도 했다.
1998~99 학년도에 학부모회장을 지냈고 딸 수지가 2000년에 졸업하면서 이 모임을 주도했던 강영숙씨는 “그전부터 졸업생 엄마들과 재학생 엄마들이 선물을 교환하다 헤어지기가 너무 아쉬워서 계속 만나기로 했었죠. 각자 개성과 장기가 다른 어머니들이라 모여서 얻어 듣는 것도 많고 배우는 것도 많은 좋은 모임이예요"라고 말한다.
43~52세의 주부 13명이 각자의 집을 오가기도 하고, 주위의 분위기 좋은 식당을 찾기도 하면서 서로의 생일, 경조사들을 챙기고 있는데 회원 중에는 음식 솜씨, 살림 솜씨 좋은 주부는 물론 메이컵 전문가, 부동산 중개인, 학원 원장, 이중언어 교사, 식당 경영등 일하는 이들도 있다.
9월 모임이 열린 26일은 한춘옥씨의 생일 잔치를 겸해 현 회장 백효빈씨가 자택에서 콩국수와 열무꽁보리밥에 된장찌개로 정성껏 상을 차려냈다. 한씨가 동부에서 수학중인 아들에게 다녀온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자, 지난 주 외동딸을 대학 기숙사로 보낸 신미영씨는 처음 이별하는 섭섭함을 털어놓는다.
아직 12학년인 외아들이 엄마 곁을 떠나고만 싶어해 서운하다는 이우주씨가 아들 교육 때문에 이산가족이 된 지 4년째로 시간이 갈수록 남편이 힘들어하는 것 같다고 하자, 한국의 교육문제, 요즘 어바인에 한국 및 타주에서 유입되는 한인인구가 얼마나 많은지 등으로 이야기는 자연스레 이어진다.
현 학부모회장인 최옥경씨를 중심으로 아직 고등학교에 자녀들을 보내고 있는 엄마들은 학부모회 이야기로도 바쁘고, 식당 손님 수로 본 체감 경기, 전쟁 걱정등 화제는 무궁무진하다.
정성자, 박정희, 강정선, 이혜숙씨까지 모두 11명이 참석하여 후식으로 약식과 단 호박에 이어 또 생일 케익까지 포식을 하고, 모임의 재미를 더하기 위해 하는 계를 탈 사람을 제비뽑기로 정하고 다음달 모일 날짜와 장소를 정하는데는 10월에 누구 생일이 들었나가 먼저 고려됐다. 시간이 없는 몇 사람이 총총히 자리를 뜬 이후로도 이들의 모임은 계속됐다.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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