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했던 투어출발… 이젠 날아라”
새 스윙 코치에 새 캐디… 올 시즌 새 각오로 무장
“국수·미역국이면 끼니 뚝딱, 언젠간 한국서 결혼할것”
‘문화적 충돌(Culture Clash)’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이하 SI)가 최신호 골프특별섹션에서 이 같은 제목으로 LPGA투어의 ‘코리안 빅3’ 중 한 명인 박지은(24)을 집중 소개했다. 무려 5페이지에 걸친 장문의 이 특별기사는 한 마디로 골퍼 박지은의 모든 것을 담은 것. 어린 나이에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뒤 경험한 모든 것과 성장과정에서 한국과 미국의 문화적 차이로 인해 겪은 갈등, 예약된 차세대 스타로서 기대에 못 미친 LPGA투어 출발, 스타덤을 향한 제2의 도약준비 등을 흥미롭게 기술, 특히 한인 팬들의 흥미를 끌고 있다. 다음은 기사 주요내용.
박지은은 12살때 하와이로 건너왔다. 아버지 박수남씨는 골프에 재능을 보인 지은에게 본격적인 골프수업의 기회를 제공하고 영어도 익히게 하기 위해 미국에 보내기로 결심한 뒤 ‘그레이스(Grace)’라는 영어이름을 지어줬다. 영화배우로 모나코 왕비가 된 금발미녀(그레이스 켈리)에서 착안한 이름으로 부르기 쉬운 것이 맘에 들었다. 사실 지은은 자신이 모든 동네 할머니들과 똑같은 이름을 받았다고 생각했으나 효녀답게 아버지 뜻을 따랐고 수많은 타이틀이 따라오면서 ‘그레이스 박’이라는 이름을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게 됐다.
박지은은 1991년 샌디에고 주니어 월드에서 우승하며 전국적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고교에 진학하면서 애리조나 피닉스로 옮겨간 박지은은 17살때 출전한 16개 대회에서 연속 11승을 포함, 14개 대회를 휩쓸며 천하무적의 명성을 쌓았다. 하지만 그녀는 전혀 행복하지 못했다. 너무나 완벽을 추구하다보니 삶이 극도로 싫었다고 한다. 애리조나 스테이트에 진학하면서 이 같은 압박감은 다소 누그러졌다. 하지만 대학생활을 2년 하다보니 상대가 없었고 결국 1999년 NCAA 타이틀을 차지한 뒤 프로로 전향, 퓨처스투어를 거쳐 만 20살에 풀타임 LPGA선수가 됐다.
박지은의 첫 해는 자신의 말로는 실망스러웠지만 실패는 아니었다. 1승을 올렸고 43만달러에 육박하는 상금을 벌어들였으며 도로시 델라신에 이어 신인왕 랭킹 2위에 올랐다. 박지은은 할리웃의 AMG와 에이전트 계약을 맺었으나 처음부터 스타로서 대접받기를 원했던 그녀는 성에 차지 않는 액수의 오퍼에는 관심도 없었다. 결국 스폰서없이 2년을 보낸 그녀는 지난해 상금랭킹 6위로 솟아오르며 여자골프의류 마케팅을 맡을 얼굴을 찾던 나이키사에 픽업됐다. 특히 한국언론이 선수이름 뒤 괄호 안에 스폰서 이름을 붙여주는 것은 나이키사에 큰 어필이었다.
LPGA투어에서 3년을 보낸 박지은은 완전히 성인으로 자라났다. 최근 그녀는 새 스윙코치(피터 코스티스), 새 캐디(데이브 브룩커), 새 매니지먼트사(게일로드 스포츠)를 받아들였고 나이키사와 첫 장비계약을 체결하며 떠오르는 스타로서 기반을 마련했다. 그녀는 또 새로운 각오로 무장했다. “투어 첫 2년 간은 전혀 열정이 없었고 나는 그 대가를 치렀다”고 털어놓은 박지은은 “이제는 준비가 됐다”고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있다.
박지은은 전형적인 M-TV 세대 골퍼다. 검은색 렉서스 GS430차를 모는 박지은은 피닉스 그레이혹 골프클럽에서 퍼팅연습을 할 때도 포터블 CD에서 흘러나오는 한국음악을 들으면서 볼을 친다. 패션감각도 뛰어난 그녀를 보면 ‘퍼터를 든 그레이스 켈리’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집에선 맨발로 돌아다니며 국수와 미역국을 훌훌 들이키고 한국 드라마를 즐겨보는 그녀의 모습은 전형적인 한국가정의 딸. 박지은은 나이가 들 수록 더욱 더 한국적으로 되어간다며 자신이 한국인임을 너무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는데 언젠가는 한국에서 결혼해 살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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