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한 장기이식 가능케”
미세수술(Micro Surgery)의 세계적 권위자 이선(83·한국명 이실흥)박사가 샌디에고 거주하고 있다는 것을 이곳 한인들은 대단한 자랑거리이다.
지난해 말 한국 정부가 이 박사의 공로를 인정, 동백장을 수여했지만 이 상만으로 이 박사의 혁혁한 업적을 설명할 수 없다. 미국은 물론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폴란드, 중국, 남아공화국 등에서 이 박사의 미세수술에 대한 능력을 인정, 이 박사를 초청해 시범과 대학 강연 자리를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제자를 배출했고 각국에서 학술공로 메달을 수상, 전 세계 미세수술 분야의 최고봉으로 우뚝 섰다.
현재 UC샌디에고 명예교수로 머시병원 부설 미세수술연구소를 설립, 운영해오고 있는 이 박사는 “아직 건강해 수술을 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다며 이식한 장기 재활과 현 의술로 불가능해 보이는 인간의 췌장, 고환, 난소 이식수술을 가능하게끔 연구하고 있다. 또 응급 심장병 환자의 생명을 연장해 주는 혈액 순환용 바늘을 개발, 특허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 박사는 장기 재활에 대해 “장기가 부족, 살 수 있는 사람이 죽어가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에 장기를 이식 받은 사람이 죽으면 그 장기를 다시 이용하는 방법을 쥐를 통해 연구하고 있으며 실험을 통해 가능함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췌장, 고환, 난소 이식도 30년 후쯤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크리스천인 이 박사의 이런 마음은 조국에도 열려 있어 1970년대에는 SD해군 함정을 통해 수천톤의 의료서적과 기구를 한국에 보내 각 대학의 귀중한 자산이 되게 했다. 당시 SD 해군이 도서관이나 단체에서 기증 받은 책을 각 나라에 보급한 사실을 알고 해군 함대사령관과 도서관 책임자를 만나 수십만권의 책을 한국에 보내게 된 것.
“당시 가난한 한국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생각에 한강성심병원, 경희대, 가톨릭 의대, 동아대, 건국대, 인하대 등에 보냈다”며 “한국에 가면 한국의 재산이라는 생각에 열심히 뛰었다”고 회고했다.
이뿐 아니라 1977년에 한국 홍수 때 조국 수재민 돕기에 발벗고 나서 수천톤의 의류와 의약품을 공수하여 조국에 대한 사랑을 실천, 지역신문 ‘센티넬’에서 이 박사의 이런 노력을 기사화하기도 했다.
이 박사는 1920년 북한 땅인 강원도 창도에서 출생, 휘문 고등보통학교와 경성 의학전문(현 서울대)를 졸업하고 1950년 배편으로 유학 길에 올랐다. 이번에 동백장을 함께 받은 이경원 기자와 한 배를 탔으며 시상식에 한 자리에 선 것.
“시민권자지만 내 몸에는 항상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조국에 대해 늘 감사하며 걱정하고 있다”는 이 박사는 “고향에는 못 가지만 살아있는 동안 항상 조국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또 동백장 수상에 대해 자신을 추천해 준 샌디에고 지역 한인들에게 감사함을 표시했다.
1957년 피츠버그 대학병원 연구원 재직 때 쥐의 혈관 봉합수술에 성공하면서 미세수술의 길을 열었으며 SD 스크립스 클리닉의 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긴 후 67년부터 세계 각국을 돌며 미세수술 지도와 보급에 힘썼으며 국제 학회도 창설했다.
부인과 라호야에서 거주하고 있는 이 박사는 자녀는 2남4녀로 교수, 의사 등으로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으며 셋째 딸 자넷 리씨는 미국 최대 인기 오프라 윈프리 토크쇼의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다.
〈문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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