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작 8시간까지
응혈 쉽게 제거
UCLA의대 시술결과 “성공적”
뇌졸중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들렸다. 뇌혈전과 뇌경색 등을 일으키는 응혈(핏덩어리)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장비가 개발됐다.
보통 뇌졸중 환자들은 의식불명과 마비 등 증상이 발견된 후에야 병원에 실려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때는 이미 응혈로 인해 산소공급이 끊겨 심각한 상태인 경우가 많다. 전문의들은 뇌졸중은 발작이 시작된 뒤 3시간 이내에 치료해야 사망이나 반신불수 등 치명적 장애를 피할 수 있다고 충고하고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수술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치료약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현재 연방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된 뇌졸중 치료제는 단 하나뿐이다. t-PA로 불리는 응혈제거제가 유일한 약물이다. 하지만 t-PA는 발작 뒤 3시간 내에만 효과가 있다. 제한시간을 넘겨 증상이 악화된 환자에게는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실제 뇌졸중 환자 중 5% 미만의 극소수에게만 이 약물을 사용하고 있다.
최근 UCLA 의대 연구팀은 혈관을 통해 뇌에 응고된 혈액덩어리에 접근해 제거하는 획기적 방식을 고안해냈다. 이 작업을 위해 뇌의 응혈을 없애는 수술 장비도 직접 개발했다. 시술이 간편할 뿐 아니라 발작 뒤 8시간 이내의 환자에게까지 쓸 수 있다. ‘머시 리트리버’(MERCI Retriever)로 이름지어진 이 장비는 지난 2년간의 임상실험을 통해 탁월한 효과가 입증됐다.
가는 합금 와이어가 내장된 튜브 모양의 이 장비는 사타구니 혈관을 통해 몸 안으로 투입된다. 뇌 혈관의 응혈 부분에 도달하면 튜브 속에서 와이어를 밀어 올린다. 와이어는 직선이 아니라 나선형으로 되어있는 것이 특징. 응혈에 꽂았을 때 고리 역할을 하도록 고안됐다. 와인병을 코르크 스크류로 따는 것에서 힌트를 얻었다. 이때 튜브는 작은 풍선처럼 변해 쏟아져 나오는 혈액을 담도록 되어있다. 2차 발작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 같은 방식으로 시술한 결과, 증상이 상당히 진행된 뇌졸중 환자들 중 4분의 1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2차 발작이나 재활 치료 없이 응혈이 제거돼 걸어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물론 3분의 2 이상의 환자들이 시술에도 불구하고 사망했지만 종전 약물사용과 비교하면 획기적인 성공률이라고 연구팀은 자평하고있다.
그 동안의 성과를 근거로 연구팀은 올해 봄까지 전국 100여 개의 병원에 이 장비를 보급할 계획이다. 이달 초에는 전국의 25개 시험병원이 지정돼 모두 110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 장비를 사용해 시술하고 있다. 2월초에 완료되는 종합평가가 긍정적으로 나올 경우 시술을 원하는 병원의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강습에 나설 예정이다.
<신복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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