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한국일보는 13일부터 매주 금요일자에 발행되는 레저섹션(D면)에 미국 곳곳의 광활한 풍경과 함께 작가의 여정을 담은 ‘이동곤의 사진 여행’을 연재한다. 사진작가 이동곤 씨는 노스캐롤라이나 국제 프리랜스 사진작가 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애리조나와 캘리포니아 등 미국 여러 곳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작품들을 발표해오고 있다.
광활한 평원에 펼쳐진 사막의 대서사시. 무궁한 세월이 빚어낸 신비의 땅으로 불리우고 있는 이곳은 약 60 여년전 한 백인에 의해 발견됐다.
그후 많은 서부 영화의 촬영장소가 되기도 했고 지금도 말채찍을 휘두르며 광야를 달리는 말보로 담배 광고의 뒷배경은 너무나 유명하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존 웨인의 역마차 등 수많은 명화가 탄생된 가장 서부적이고 미국적인 곳이기도 하다.
보름간의 서부지역 사진여행을 위해 나는 1년동안 계획을 세웠다. 지난 수년간 사진 여행을 같이하며 동거동락했던 미국인 친구 4인과 함께 라스베가스에서 합류해 4 휠드라이브 지프차 2대를 렌트, 캠핑도구와 카메라 장비를 나눠 싣고 3시간 거리의 유타 자이언 국립공원에서 하루를 묵은 뒤 밤 12시가 지나 모뉴먼트 밸리에 도착했다.
이른 새벽에 안내자 나비호족의 뒤를 따라 어둑한 샛길을 나섰다. 내가 가는 곳은 특정 보호구역이어서 일반 관광객들에게는 개방하지 않는 곳이라 특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한참을 정신없이 오르다 전망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카메라를 설치는데 회오리바람이 한바탕 불어닥쳐 모래가 렌즈에 들어가 회전이 되질 않아 다른 것으로 바뀌어 끼우고 먼동이 트는 동녘
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가슴이 설렜다.
여명의 하늘은 붉은 빛으로 물들어 오고 지평선에서 떠오르는 태양빛으로 인해 거대하고도 장엄하게 생긴 실루엣 형상들이 파노라마 되어 장관을 이루었다. 온 천지를 뒤덮은 붉은 색이 불타오르더니 2분간 지나자 오렌지색, 자색, 노란색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마법의 색조가 드라마틱하게 드러났다.
변화무쌍하게 연출되는 대자연의 신비에 창조주께 감사할 따름이었다. 구름이 걷히자 적갈색의 사암과 수백 피트가 넘을 듯한 거대한 봉우리들이 자태를 뽐내듯 그 위용이 당당한 것이 신비스런 예술품을 보는 것 같았다. 이틀간을 이곳 주변에서 보내고 헌트 메사(Hunt’s Mesa)로 향했다.
메말라 빠진 물줄기 흔적을 따라 넓은 벌판을 가로질러 해발 5,600 피트에 자리한 그 곳을 올라가는데 가파르고 모래와 암석이 뒤섞여 있어 트럭과 지프차가 고전을 했다. 깎아지른 듯한 암벽 아래를 굽어보니 수천길 낭떠러지였다.
앞서가던 나바호족의 트럭이 급경사의 거친 바윗길을 올라가다 타이어가 펑크났다. 다른 것으로 교체하고 울퉁불퉁한 암반을 지그재그 올라가는데 설상가상 라지에터가 터져 스팀이 자욱하게 솟아올랐다.
할 수 없이 트럭은 잠시 내팽개치고 지프차만 가지고 갈 수 밖에... 움푹 패인 곳은 돌멩이를 날라 채우고 모래 언덕에선 기를 쓰고 밀어 부치고 길을 닦으며 천신만고 끝에 목적지에 다달았다. 그 순간 석양에 반사된 오렌지색과 황금색의 빛이 조화를 이루어 독특하고도 기묘하게 생긴 붉은 바위의 조각품들을 비추는데 외계에 온 것 같은 환상에 빠져들게 했다.
이곳은 지질학적으로 이첩기에 생성된 것으로 1억6,000만년이 되었다고 한다. 인간의 때가 묻지 않은 나바호의 놀랍고도 위대한 땅, 이곳이 바로 세계 8개 불가사이로 불리어지는 곳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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